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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중동 긴장 고조를 반영해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장중 한때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으며, 종가는 전장보다 5.43% 오른 배럴당 78.19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4.37% 상승한 배럴당 73.52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키울 수 있다는 우려를 자극하며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를 강화했다.
시장 불안을 촉발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휴전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그들과 상대하고 싶지 않다. 그들은 쓰레기 같은 자들”이라고 이란 지도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어젯밤 그들을 매우 강하게 공격했다”며 “오늘 밤에도 아마 다시 강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해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전날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3척이 공격받은 데 대한 보복으로 이란을 공습하고, 동시에 이란산 원유의 국제 판매를 허용했던 제재 예외 조치를 철회한 직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면 이란 항만 봉쇄도 재개할 수 있다고 언급해 전면전 우려를 키웠다. 다만 그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전쟁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장기전을 추구하지는 않는다는 입장도 밝혔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했다. 그는 “휴전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란이 사실상 이를 위반했고 선박 공격이 발생했다”며 “미국이 강력하게 대응한 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유가 급등이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단기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연준이 오는 10월까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게 반영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도 위험자산 회피 심리 속에 하락했다.
이날 공개된 연준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도 물가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당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최종적으로는 금리 동결을 지지했다. 또 위원들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는 다소 완화된 반면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월가에서는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하지만 장기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분석가는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미·이란 긴장 재고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이날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위험을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에드워드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투자전략가는 “미국과 이란 모두 장기전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와 기업 실적 전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유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상당 기간 유지돼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베테랑 시장전략가 에드 야데니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붕괴는 물가 상승세를 다시 가속화할 수 있으며,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유가 상승의 수혜를 받는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였다. 코노코필립스(2.1%)와 셰브런(1.1%)은 상승했고, 마라톤 페트롤리엄은 5.4% 뛰었다. 반면 홈디포는 2.6%, 맥도날드는 1.4% 하락했고, 부킹홀딩스도 4.2% 내렸다. 전날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주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고, 반에크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인 SMH는 2% 상승했다. 다만 이 ETF는 최근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12%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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