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김연지 박소영 기자] 영수증 리워드 앱으로 이름을 날린 스타트업 '캐시카우'의 허위 매출 만들기에 IT기업과 세금계산서 발행 대행사 등 다수의 기업이 연루된 정황이 포착됐다. 국세청은 캐시카우 가공매출에 협조한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상태다.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국세청 조사 결과 및 캐시카우 내부 문건에는 여러 기업이 캐시카우와 함께 세금계산서 발행 금액과 일자를 사전 모의하고, 사후 계약서 작성 및 자금 돌려막기 수법을 동원해 가공 매출과 매입을 만든 정황이 포착됐다.
11일 이데일리가 단독 입수한 국세청 과세 처분 문건 및 캐시카우 내부 재무자료에 따르면 캐시카우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는 총 55건, 공급가액 기준 85억원 규모다. 이 중 국세청 조사를 거쳐 허위계산서로 특정된 세금계산서는 총 54건, 78억원으로 파악됐다.
국세청 초기 조사에 포함된 의심 기업은 총 17개사, 조사 이후 고발에 포함된 기업은 13개사다. 캐시카우 및 관계사는 이들은 실제 거래 내용이나 용역 범위를 협의하기에 앞서 특정 회사에 얼마짜리 매출과 매입을 잡을지부터 정했다. 여기에 계약 명목을 붙이고 과거 날짜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거나, 필요한 만큼 자금을 여러 회사 사이에 돌려 실제 거래가 있었던 것처럼 장부를 끼워맞추는 정황이 포착됐다.
캐시카우 가짜매출에 동원된 업체 상당수는, 현 블루어드(구 ISTN) 대표이사 김모씨가 소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합병을 거쳐 블루어드로 사명을 바꾼 ISTN은 SAP ERP(기업자원관리) 컨설팅 및 시스템 통합(SI)·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IT 서비스 기업으로, 여러 기업 및 세금계산서 발급 업체들과 연이 닿아 있는 곳이다. 김씨는 대표이사 직위를 타고 얻은 인맥을 중심으로 캐시카우에 가짜매출을 만들어줄 곳을 연결해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가 소셜웨어 및 B2B IT 솔루션 개발사 타이거컴퍼니다. 이데일리가 입수한 캐시카우 및 관계사간 대화 기록 상에는 김 대표가 “타이거(컴퍼니)에서 캐쉬카우로 5억50만원 매출 발생하면 된다. 계약내용 상의하고 세금계산서는 12월자로 발급하면 된다”고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정황이 담겼다. 금액과 계산서 발행 시점부터 정하고 계약 내용은 그 뒤에 상의한 것이다. 김 대표가 타이거컴퍼니, 캐시카우 측에 정해준 이 금액(5억50만원)은 국세청 조사 과정에서 실물거래가 없는 가짜세금계산서 발행으로 특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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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EIS(경영자정보시스템) 솔루션 개발 및 마케팅 컨설팅업체 'KS피플', AI 및 바이오 빅데이터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사 '굿앤굿테크놀로지'에서도 같은 방식의 거래 지시가 이뤄졌다. 이들의 대화 기록을 살펴보면 김 대표가 굿앤테크놀로지 측에 6억200만 원 규모의 공급계약서를 요구하자, 굿앤굿 대표는 이를 수락한 뒤 역으로 “계약서 내용을 뭘로 하면 좋겠냐”고 되물었다. 이후 ‘AI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명목이 급조됐고, 국세청은 이 거래 전액(14억원 규모 중 6억200만원)을 가공 매입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KS피플과의 거래 당시에도 김 전 대표가 "매출 2억 50만 원 발행해달라"고 지정하자, '구매정보 빅데이터 EIS 솔루션 개발'이라는 품목이 사후에 덧붙여졌다.
하이디어솔루션즈 거래에서는 계약서 부재를 우려해 서류를 꿰맞춘 정황이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김 전 대표가 매입 규모를 3억 1000만 원으로 배분하자, 하이디어 측은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으려면 계약서라도 꼭 있어야 한다"며 뒤늦게 서류 작성을 요구했다. 또한 단일 거래를 넥스모스(3억원)와 신설 법인 헤세그(2억원)로 쪼개어 계산서를 분산 발행한 정황도 포착됐다.코스닥 상장사도 가담…세무당국 지적 뒤엔 “입 맞춰두심이”
가짜 세금계산서 발행 과정에는 당시 코스닥 상장사였던 비즈니스온커뮤니케이션도 등장한다. 지난 2019년 비즈니스온 담당자는 캐시카우 측에 세금계산서 발행을 요청하며, 그 날짜를 실제 협의일보다 앞선 6월30일로 소급 지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2021년 7월에도 비즈니스온 측은 "현재 감사 기간이라 경영지원팀에서 급히 필요하다"며 5월17일 자로 소급 작성된 계약서의 날인을 재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비즈니스온과 얽힌 2019년 1억 7000만 원, 2021년 1800만 원 등 총 1억8800만 원을 실물 거래 없는 가공 세금계산서 혐의로 포함했다.
과세당국의 의심이 시작된 후에는 조직적인 말 맞추기를 시도한 정황이 대화기록에서 포착됐다. 지난 2019년 8월 국세청이 메인라인 관련 거래의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을 문제 삼을 기미를 보이자, ISTN 김 대표는 "계약서 수정 또는 세금계산서 재발행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발생 오류 등의 사유로 입을 맞춰두라"고 지시했다. 메인라인과의 거래 4억 원 역시 가공 거래로 고발이 이뤄졌다.
서류 조작을 넘어 실제 은행 계좌의 자금을 순환시켜 정상 거래로 위장한 '자금 돌려막기' 정황도 발견됐다. 지난 2019년 12월 ISTN 김 대표는 “굿앤굿에서 캐시카우에 누락된 3억 매출을 일으키고 그중 1억을 오늘 보내주겠다. 캐시카우는 1월 2일 굿앤굿으로, 굿앤굿은 같은 날 비즈니스온(BOC)으로 입금하라”고 구체적인 자금 이동 경로를 지시했다. 관계자들간 대화 기록에는 여러 기업으로 자금을 쪼개 송금하는 등 가짜 장부에 맞춰 입출금 액수를 인위적으로 순환시킨 흔적도 남았다.
캐시카우는 국세청 처분에 반발해 현재 과세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 가공거래 최종 판단 및 처분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수취와 같은 회계조작은 개별 기업의 세금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정상적인 거래질서와 과세체계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조세범처벌법상 실제 재화·용역 거래 없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수취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관련 세액의 3배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영리 목적의 공급가액 합계가 일정 규모를 넘으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가중처벌될 수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발행하는 행위는 거래질서 자체를 흔드는 행위여서 엄격하게 다뤄진다”며 “탈세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알고 협조했다면 방조 여부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는 투명한 거래질서를 만들기 위해 구축된 장치”라며 “이런 행위가 반복되면 과세 기강과 정상적인 거래질서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캐시카우는 국세청 처분 불복 신청...ISTN은 "대표이사의 일탈" 선긋기
ISTN 김 모 대표는 “(가짜 매출 공모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고, 잘못한 부분은 수사를 받고 벌을 받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건 ISTN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다. ISTN 법인은 가공거래에 하나도 관여하지 않았고 관련 세무조사나 수사도 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내가 소개한 기업들 간에)계약서를 쓰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돈을 받아 다시 내려보낸 것은 맞지만 조세포탈 소지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캐시카우 측은 국세청이 문제삼은 거래가 실제 소프트웨어 개발과 데이터 가공·분석, 플랫폼 구축 등을 수반한 정상 거래였다는 입장이다.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과 대금 지급 시기가 다른 것도 외상거래 등 사업상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캐시카우 대표이사 설모씨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세청 처분에 대해) 허위라고 인정 안 하고 있다. 부가세 관련 일부 문제가 있을 뿐, 탈세는 없었다. 스타트업들이 도입해야 할 외주 용역이나 솔루션들이 여러 가지가 있다”며 “자금은 없는데 매입을 할 수 없으니, 그동안 만들어 놓은 솔루션을 팔아 매출이 생기면 그 매출대금으로 매입대금을 치르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설 대표는 소프트웨어·IT 용역의 특성을 과세당국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정상 거래를 가공거래로 판단했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무형의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보니 설명을 시작하면 이해를 못한다”며 “(가짜거래라면)회사에 남아 있는 각종 시스템을 누가 만들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다만 캐시카우 조세불복신청 문건에 따르면 불복 과정에서는 일부 가짜거래 혐의를 인정했다. 의심거래 중 특정 2개사 관련 거래를 제외하면, 대부분 진짜 거래였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국세청 처분 및 고발에 포함된 기업들 중 넥스모스는 "실제 거래라고 국세청에 소명했고, 이후 (사법) 절차에 대해선 모른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즈니스온과 메인라인, 타이거컴퍼니 등은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에픽켄, BSG트라이어스, 퓨처테크윈 등 일부 기업은 폐업 업한 상태로 파악됐다.
![[단독]캐시카우 매출조작 혐의에 상장사도 연루](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10/PS26101200100.1280x.0.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