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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에 따르면 정무위원회에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과도하다는 자영업자들의 요구에 따라 발의된 관련 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안은 배달비와 중개·결제수수료, 광고비 등을 합친 총비용을 주문금액의 15% 이내로 제한한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배달비를 제외한 수수료와 광고비를 15% 이내로 묶고 배달비에는 별도 상·하한을 둔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안은 일률적인 상한 대신 영세 업체에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한다.
쟁점으로 배달비가 꼽힌다. 이유석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제시한 사례를 보면 2만원짜리 주문에 업주 부담 배달비가 3400원일 경우 중개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아도 배달비만으로 매출의 17%가 된다. 배달비를 포함한 총비용을 15%로 제한하는 박정훈 의원안이 적용된다면 업주에게 부과할 수 있는 비용은 최대 3000원이다. 배달비만으로 상한을 넘는 셈이다.
이런 비율형 상한은 영세 음식점에 불리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같은 거리라도 1만원 주문에 총 1500원, 3만원 주문에 4500원까지 비용이 허용되지만 실제 배달에 드는 비용은 음식값보다 거리와 시간, 기상조건에 좌우된다. 이유석 교수는 “플랫폼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수익성이 높은 고액 주문을 선호하고 소액 주문이나 장거리 배달의 서비스 조건을 불리하게 조정할 유인을 갖게 된다”며 “특히 소액 주문 비중이 높은 영세 음식점일수록 변화에 취약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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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규제 이후 영세 음식점이 불리해진 사례는 해외에서도 나타났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과 델라웨어대학 연구진이 14개 도시·주의 배달앱 중개수수료 상한제를 분석한 결과, 규제 대상 독립 음식점의 포장·픽업 관련 방문은 2.5%, 수수료 차감 후 순매출은 3.9% 감소했다. 반면 규제에서 제외된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방문과 순매출은 각각 4.5% 증가했다. 플랫폼이 독립 음식점의 추천·프로모션을 줄이고 프랜차이즈 노출을 늘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같은 연구에서 규제 지역의 소비자 배달비는 주문당 평균 0.4달러(약 540원) 올랐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마이클 설리번 교수의 미국 사례 연구(2024년)에서도 소비자 수수료가 7~20% 뛰었다. 상한제가 라이더 보수 총액을 3.6% 줄인 것으로도 추정됐다. 다만 이는 실제 관측치가 아닌 모형 추정치이며 미국은 주로 중개수수료만 제한해 배달비까지 묶는 국내 법안과는 차이가 있다.
국내 플랫폼업계는 수수료 상한 제한이 라이더 보수 인하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배달플랫폼노동조합도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에 상한을 두는 데 반대하고 있다. 다만 음식점이 부담하는 배달비와 라이더 보수는 다른 개념이어서 상한이 곧바로 라이더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상한제에 따른 부담이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다.
다른 명목의 수수료 인상까지 막더라도 배달에 들어가는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일부를 흡수하더라도 소비자 요금 인상이나 서비스 축소, 라이더 보수 조정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는 “플랫폼이 이러한 손실을 무한정 감수할 수 없다”며 “수수료를 낮추려던 규제가 소비자 부담 증가와 라이더 소득 감소, 배달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리도 다매도 어렵다”…획일적 규제보다 비용별 접근
그렇다면 수수료 인하로 생기는 부담을 주문량 확대로 해소할 수는 없을까. 이 교수는 배달앱에서는 박리(薄利)부터 쉽지 않다고 진단한다. 신용카드나 간편결제는 초기 전산망 구축 이후 추가 거래를 대부분 자동으로 처리한다. 하지만 음식배달은 주문마다 라이더의 노동과 이동, 배차와 배송이라는 물리적 과정이 반복된다. 이 교수는 “주문량이 증가하면 이러한 비용도 함께 증가하므로 단순히 거래를 많이 처리한다고 거래당 비용이 제로(0)에 가까워지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매(多賣)도 쉽지 않다. 소득이 늘었다고 식사 횟수가 비례해 늘어나지 않으며 주문금액 역시 음식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형성된다. 이 교수는 “박리다매를 통해 수익을 보전하라는 요구 자체가 산업의 현실과 맞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영업자의 경영난을 배달앱 비용 탓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외식업체의 영업이익률은 8.7%로 2020년(12.1%)보다 3.4%포인트(p) 떨어졌다. 같은 기간 매출에서 식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에서 40.7%로 커졌다. 그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플랫폼 수수료만 낮추면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관건은 ‘수수료를 얼마나 낮추느냐’를 넘어 어떤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할 것인지다. 음식값에 비례해 부과되는 중개수수료와 거리·시간에 따라 발생하는 배달비를 같은 잣대로 규제하는 게 적절한지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획일적인 수수료 인하보다 참여자의 가치 창출을 유도하는 인센티브형 수수료 설계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규제의 기준은 단순히 총비용이 몇 퍼센트인가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의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이 적절한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의 부담 완화라는 정책 목표를 부정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그 목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다른 참여자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며 “박리도 다매도 쉽지 않은 배달앱 산업에 획일적인 수수료 상한을 강제하는 것은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파이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넘어 산업 전체가 창출하는 가치를 확대하고 그 성과가 모든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