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 충격에 사모신용 불안까지...나스닥 1.8%↓[월스트리트in]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상윤 기자I 2026.03.13 05:40:53

이란 전쟁 장기화에 유가 100달러 돌파
이란 새 지도자 "호르무즈해협 봉쇄 계속해야"
사모신용 환매 제한...신용시장 경색 신호
유가 쇼크에 인플레 우려↑...올해 금리 인하 기대 소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란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뉴욕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동발 원유 공급 충격과 함께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 불안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빠르게 확산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6% 하락한 4만6677.8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2% 내린 6672.62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78% 빠진 2만2311.98로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최근 3거래일 동안 한 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에너지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하는 광범위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기술주들도 큰 폭으로 흔들렸다. 엔비디아가 1.55% 하락한 가운데 애플(-1.9%), 알파벳(-1.7%), 마이크로소프트(-0.8%), 아마존(-1.5%), 메타(-2.6%), 테슬라(-3.1%)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모즈타바 첫 일성 “호르무즈 해협 폐쇄 계속해야”

이날 시장이 흔들린 것은 다시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보인 탓이다. 국제유가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사실상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급등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9.7% 상승했고 브렌트유는 9.2% 올라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으로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이후 처음이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앞서 이란의 유조선 공격 이후 중동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의 핵심 통로로, 전쟁 이후 선박 통행이 크게 줄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국영 TV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하는 지렛대는 반드시 계속 사용돼야 한다”며 “이는 적을 압박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동 지역의 모든 미국 군사기지는 즉각 폐쇄돼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전쟁이 지속된다면 적이 경험하지 못한 다른 전선도 열 준비가 돼 있다”며 충돌 확대 가능성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소셜미디어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 유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



유가 쇼크에 연준 금리인하 기대 후퇴

유가 급등은 통화정책 전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후퇴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6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고 9월에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연내 세 차례 인하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9월 인하 기대마저 사라지면서 올해는 기껏해야 12월 한 차례 인하 정도 반영되고 있다. 추가 금리 인하는 2027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 가격에 반영된 상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 올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소멸됐다.
골드만삭스는 첫 금리인하시점을 기존 6월에서 9월로 늦췄다. 골드만삭스는 “인플레이션 경로가 더 높아질 경우 연준이 조기에 금리를 인하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할 경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연준 의장 제롬 파월은 당장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연준은 오는 14일 발표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로 인플레이션 상황을 다시 확인할 예정이다. 시장 예상에 따르면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PCE 상승률은 연율 3.1%로 전망된다. 이는 전달보다 0.1%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연준 목표치인 2%를 여전히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스티븐 주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등 일부 항목에서 물가 안정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 수준보다 높은 범위에 머물러 있다”며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 약화가 반영됐다.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약 10bp 상승한 3.736%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4.26% 수준까지 올랐다. 달러는 전 거래일 대비 0.5% 오른 99.74를 기록하며 약 두 달 만에 최고 수준 근처까지 상승했다.

사모신용 시장도 흔들…또 다른 금융 리스크 부상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사모신용(private credit) 시장 불안도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사모신용은 은행이 아닌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시장으로,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빠르게 성장해왔다. 현재 시장 규모는 약 2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최근 투자자 환매 요청이 증가하면서 시장 곳곳에서 경고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대표적인 사모신용 상품인 ‘노스 헤이븐 프라이빗 인컴 펀드’에서 환매 요청이 급증하자 인출을 제한했다. 투자자들은 펀드 자산의 약 11%에 해당하는 환매를 요구했지만 실제 지급은 약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신용 펀드는 유동성이 낮은 기업 대출 자산에 투자하는 구조여서 대규모 환매가 발생할 경우 자산을 급히 매각해야 하는 위험이 있다.

최근 다른 운용사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클리프워터 등 일부 대형 사모신용 펀드들은 투자자 환매 요청이 증가하면서 인출 제한 조치를 검토하거나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신용시장 스트레스가 확대되는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피치에 따르면 미국 사모신용 시장의 기업 대출 부도율은 지난해 약 9%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높은 금리로 차입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스위스 사모투자회사 파트너스그룹은 향후 몇 년 동안 사모신용 시장의 부도율이 현재의 두 배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이체방크도 연례 보고서에서 사모신용 시장에 약 300억달러 규모의 익스포저가 있다고 밝히며 금융시장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매일 아침, 월가의 흐름을 한눈에. [월스트리트in] 구독좋아요는 선택 아닌 필수!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