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동전주=부실' 낙인에 흑자기업도 퇴출 압박…재무상태 중시해야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신하연 기자I 2026.07.21 05:30:03
ai번역
  • 영어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코스닥 상폐 속도전 우려]
20일 종가 동전주 113곳…흑자·우량기업도 포함
“가격 기준만으로는 지속 가능성 판단 한계” 지적
업계서도 “부실 정리 필요하지만 정교한 선별 전제”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코스닥시장 상장유지 기준 강화가 본격화하면서 주가 1000원 미만 ‘동전주’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동전주 중에서도 영업이익을 내거나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춘 기업이 적지 않은 만큼 ‘저가주=한계기업’으로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그래픽=김일환 기자)
동전주 낙인에 흑자기업도 퇴출 압박

2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코스닥시장에서 관리종목과 투자주의환기종목을 제외한 주가 1000원 미만 종목은 113개였다. 이 중 우량기업부·중견기업부 소속이면서 시가총액이 300억원 이상인 종목은 36개에 달했다. 가격 기준으로는 동전주에 해당하지만 시장 구분이나 기업 규모 측면에서 단순 한계기업으로 보기 어려운 종목도 적지 않은 셈이다.

실제 일부 동전주는 실적이나 기업 규모 측면에서 단순 부실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가령 한국캐피탈(023760)은 주가가 708원에 그쳤지만 우량기업부 소속으로 시가총액은 2235억원 수준이다. 최근 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821억원, 969억원, 1279억원으로 증가했다. 인지디스플레(037330) 역시 주가는 926원으로 동전주에 해당하지만 우량기업부 소속이고, 같은 기간 53억원, 109억원, 171억원의 연결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가격 기준만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가 수준은 기업 펀더멘털뿐 아니라 액면가, 유통주식 수, 과거 증자 이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시가총액을 가진 기업이라도 발행주식 수가 많으면 주가는 낮아질 수 있고, 잦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전환 등으로 주식 수가 늘어난 기업도 저가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가격만으로 사업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동전주는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 1000원 이상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된다. 시가총액 미달과 마찬가지로 별도 이의신청이 불가능한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여서, 기준에 해당하면 실적이나 성장 가능성을 따지는 실질심사 없이 정량 기준에 따라 퇴출 여부가 결정된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적과 갖고 있는 재산은 또 다른 문제인 것처럼, 모든 동전주가 다 퇴출 대상이 되는 게 과연 코스닥 시장에 맞느냐고 한다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가치나 지속가능성은 있는데 자본시장의 수요 공급 때문에 기업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기업들은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며 “(동전주 중에서도) 회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이 자본조달 비용보다 크다면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있는 회사인데, 그런 회사가 퇴출되는 게 맞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 현장에서도 부담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시선은 주가가 낮으면 IR을 하든 뭘 하든 해서 주가를 올려야 되는 게 아니냐는 기조”라면서도 “다만 꾸준히 이익이 나와도 시장 관심에서 벗어난 섹터이거나 규모가 작은 기업의 경우 IR을 해도 관심이 없고, 지방에 있는 기업들은 서울로 올라와 IR을 하는 것도 시간이나 비용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단순히 시가총액이나 주가만 볼 것이 아니라 재무 상태와 기술력, 성장 가능성을 함께 살피는 보완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밸류업 방안을 제시하게 하고, 재무가 문제인지 건전한데도 안 되는 건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며 “상장기업으로서 기능을 다 못 하고 있다면 퇴출시키고, 발전 가능성이 있다면 상장할 수 있게 조치하는 제도가 보완됐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부실 정리 필요성도…관건은 정교한 운용

물론 동전주·저시총 기업 정리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코스닥 상장 이후 관리가 느슨해 ‘좀비기업’이 많아졌다는 비판이 있어온 것은 사실이고, 제도에 예외를 두게되면 오히려 퇴출 기준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과거의 패턴상 예외 조항을 넓게 가져가서 제도 도입의 효과마저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며 “코스닥 문제에 있어서는 이렇게 단호하게 나가지 않는 한 부실기업 퇴출과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못 한다고 본다”고 짚었다.

결국 관건은 부실기업과 회생 가능 기업을 구분하는 세부 운용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도진 교수는 “본질에 의한 퇴출이 아닌 자본시장의 수요 공급에 의한 퇴출이라면 자본시장을 운영한 정부나 거래소의 책임이 기업한테 전가되는 것”이라며 “정교한 전문가들이 들어간다면 동전주에 대해서도 조건을 달고 계량적인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책은 정부가 하는 게 맞지만 시행은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며 “정책은 제시하되 시행은 전문가가 해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