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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항의전화"...오후 8시 장 마감에 커진 IR 담당자의 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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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연 기자I 2026.09.20 14:4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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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마켓서 장 마감 뒤 공시도 즉각 주가 반영
‘올빼미 공시’ 설 자리 줄었지만 실시간 대응 부담↑
"상법 개정·상폐제도 변화까지 겹쳐 IR 업무 가중"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예전에는 정규장이 끝난 뒤 공시를 내면 다음 날 시장 반응에 대비하면 됐지만, 이제는 공시 직후 주가가 움직이니 오후 8시까지 시세를 확인고 대응해야 합니다. IR 담당자가 주가를 관리하는 사람이 아닌데 주가가 떨어진다고 하루종일 항의전화를 받아내고 있습니다.”(코스닥 상장사 IR담당자 A씨)

한국거래소(KRX)가 애프터마켓을 개장하면서 상장사의 공시·기업설명(IR) 환경도 달라지고 있다. 장 마감 뒤 제출한 공시가 실시간 거래가격에 곧바로 반영되면서 IR 담당자들의 시장 모니터링과 투자자 대응 시간도 함께 늘어났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거래소는 지난 14일부터 정규장 종료 이후인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에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주문을 10분마다 모아 체결하는 시간외 단일가 거래가 이뤄졌다. 이를 폐지하고 운영되는 애프터마켓에서는 정규장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실시간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접속매매가 적용된다.

반면 상장사의 거래소 공시 접수시간은 종전과 동일한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유지된다. 정규장이 끝난 오후 3시30분 이후 제출된 유상증자나 공급계약, 소송, 최대주주 변경 등 주요 공시가 당일 애프터마켓 주가에 반영 가능해진 셈이다.

하지만 공시 접수가 끝난 오후 6시부터 애프터마켓이 종료되는 오후 8시까지는 상장사가 새로운 공시를 제출하기 어렵다. 이 시간에도 부도나 감사의견 부적정·거절, 횡령·배임 등 중대한 사안이 확인되면 거래소가 해당 종목의 거래를 정지할 수 있지만, 언론 보도나 시장에 퍼진 소문의 사실관계를 상장사가 직접 해명하려면 다음 날 공시 접수가 재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장 마감 뒤 주요 공시가 애프터마켓 주가에 즉각 반영된 전례도 있다. 지난 6월 에코프로비엠이 정규장 종료 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넥스트레이드 애프터마켓에서 주가가 19% 넘게 급락했다. KRX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장 마감 뒤 실시간 가격 반영이 가능한 종목의 범위가 크게 넓어진 만큼 장 마감 뒤 공시에 따른 주가 변동과 기업의 실시간 대응 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정규장 종료 후 악재성 정보를 내놓는 이른바 ‘올빼미 공시’는 투자자의 대응 기회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애프터마켓 도입으로 오후 6시 이전 제출된 공시는 당일 주가에 반영될 수 있어 올빼미 공시가 설 자리는 좁아졌다. 투자자가 공시 내용을 확인한 뒤 곧바로 매매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상장사 IR 담당자에게는 실시간 대응 부담이 더해졌다. 특히 공시와 거래소 대응, 언론 문의, 주주 응대를 소수 인력이 맡는 중소형 상장사의 부담이 크다. 공시 내용이 예상과 다르게 해석되면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문의가 집중되지만, 공개되지 않은 중요 정보를 특정 투자자에게만 제공할 수도 없다.

또 다른 상장사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지면 회사가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항의부터 받는다”며 “공시된 범위를 벗어난 내용은 말할 수 없어 같은 설명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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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과 자본시장 제도가 동시에 바뀌고 있는 점도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7월 개정·시행된 상법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회사 및 주주’로 확대되면서 상장사들은 주주총회와 이사회 안건을 마련하는 단계부터 법률 검토와 주주 의견 수렴, 의결권 확보, 예상 질의 대응 등에 이전보다 많은 인력과 시간을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시가총액과 매출액 등 상장폐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준선에 근접한 기업은 상장 유지 가능성과 실적 개선 계획을 둘러싼 문의에도 대응해야 한다. 오는 11월부터 장기간 업종 내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록한 기업의 명단이 공표되면 저평가 원인과 기업가치 개선 방안을 설명하는 업무까지 추가될 전망이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제도가 바뀔 때마다 관련 규정과 가이드라인을 다시 확인해야 하고, 주주총회나 이사회 안건을 준비할 때 챙겨야 할 절차와 자료도 많아졌다”며 “주총 대응부터 공시, 주주 문의, 기업가치 제고 업무까지 담당 인력은 그대로인데 기존 업무 위에 대응 항목이 계속 쌓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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