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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세단이나 SUV는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10만원이 홀랑 날아간다. 치킨 네댓 마리를 길바닥에 후두둑 내다 버린 셈이다. 실로 부아가 치밀고 닭들도 개탄을 금치 못할 일이다. 예전에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전기차에 눈을 돌리게 되는 이유다.
그런데 전기차 말고도 유력한 대안이 하나 더 있다. 바로 LPG 자동차다. 지난 2일 기준 자동차용 LPG 가격은 ℓ당 1141원으로 휘발유보다 약 710원 저렴하다. 이렇게 좋은 LPG차를 왜 사람들은 타지 않는지 머리 위에 물음표가 뜬다.
그동안 LPG차는 힘이 약하고 충전이 불편한 데다 공간 제약도 크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요즘 LPG차를 실제로 타보면 이러한 단점은 상당 부분 옛말이 됐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우선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상적인 주행에서 가솔린차와의 성능 차이는 거의 체감되지 않는다. 고속도로 합류나 추월 때도 힘이 부족하지 않고, 진동과 소음도 적어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감을 보여준다.
연료탱크를 트렁크 바닥 아래에 배치하면서 공간 손실이 크게 줄었고, 과충전 및 폭발 방지 등 각종 안전기준도 충족한다. 이전에는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만 LPG 승용차를 살 수 있었지만, 2019년부터는 누구나 구매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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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는 휘발유보다 저렴하지만 같은 거리를 달리는 데 더 많은 연료가 필요하다. 기아 K8을 기준으로 LPG 모델의 공인 복합연비는 ℓ당 8.0㎞로, 가솔린 모델의 12.0㎞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18.1㎞보다 낮다.
현재 전국 평균 연료 가격을 적용하면 1㎞당 연료비는 LPG 모델이 약 137원, 가솔린 모델이 약 155원이다. LPG 가격이 휘발유보다 40%가량 저렴한데도 실제 주행 비용 차이는 약 11%에 그치는 셈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약 103원으로 오히려 LPG보다 25%가량 저렴하다.
자동차세도 복병이다. 배기량 3470㏄인 K8 LPG의 연간 자동차세는 지방교육세를 포함해 약 90만원이다. 반면 1598㏄ 엔진을 쓰는 하이브리드 모델은 약 29만원이다. 기름값을 아끼려고 LPG차를 골랐는데 해마다 세금을 약 60만원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충전의 번거로움도 남아 있다. LPG차는 연비가 낮은 데다 안전을 위해 연료탱크 용량의 약 80%까지만 충전한다. 생활 반경 안에 충전소가 없다면 자주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일이 생각보다 성가실 수 있다. LPG차를 사고 싶어도 고를 만한 모델이 거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고 LPG차의 시대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준대형 세단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생활권에 충전소가 있고 연간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에게는 여전히 합리적인 선택지다. 다만 충전의 번거로움 등을 감수할 만큼 압도적인 경제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이 하이브리드차라는 강력한 대안이 등장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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