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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철도·인터넷과 정말 다를까…1.2경원 투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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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지 기자I 2026.10.19 0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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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관련주 급락에 대규모 투자 지속 가능성 우려
반도체·데이터센터 투자 급증에 기업 이익도 급증
주가 상승에도 PER 하락…'이익 거품' 가능성
WSJ "과거 철도·인터넷 투자 열풍과 유사한 위험"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이 최근 부진한 가운데 AI 인프라 구축 사업의 과잉투자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 투자 열풍이 관련 기업들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고 있지만, 실제 수익성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과거 철도·인터넷 투자 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제임스 맥킨토시 칼럼니스트는 ‘AI 주식시장 흔들림이 일깨우는 교훈…이번에도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철도와 인터넷처럼 과거 대규모 자본투자 사업들이 겪었던 문제를 AI 인프라 구축 사업도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직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한 주 동안 AI 데이터센터 운영업체 코어위브의 주가는 24% 폭락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같은 기간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의 주가는 11% 떨어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 두 배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다른 AI 관련 공급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맥킨토시 칼럼니스트는 최근 주가 하락이 투자자들이 AI 자본투자 축소 위험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AI 투자가 예상대로 지속되는 경우에도 위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투자금이 투입되더라도 AI 기술이 충분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설적인 투자자 존 템플턴이 투자에서 가장 위험한 네 단어라고 지목했던 ‘이번에는 다르다(This time it’s different)‘는 말이 AI 산업에서는 실제로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
코어위브 로고 (사진=로이터)
그는 AI 투자 급증이 관련 기업의 막대한 이익을 만들어냈지만 일시적이며, 주가 수준도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투자 열풍으로 관련 산업의 기업들 이익이 크게 늘고 주가도 늘었지만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의 주가는 15% 상승했지만, 예상 이익 대비 주가수익비율은 23배에서 15배로 떨어졌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세 배로 뛰었지만,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5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투자자들이 현재의 높은 이익 수준이 장기간 유지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기업 이익 자체에 거품이 형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가수익비율의 분모인 예상 이익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기업 이익이 감소하면 지금까지 가려졌던 높은 주가 평가 수준이 드러날 수 있다.

미낙어드바이저스의 제라드 미낙은 올해 아마존, 알파벳, 브로드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오라클, 팔란티어 등 8대 AI 기업과 그가 ’차세대 11개 AI 기업(Next 11)‘이라고 부르는 기업들의 예상 이익이 7000억달러(약 936조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나머지 기업들의 예상 이익 증가액은 5000억달러(약 669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AI 투자 열풍이 계속되더라도 위험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대규모 투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충분한 수익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의 스타인 반 니우어버그 교수는 최근 브루킹스연구소 보고서에서 2032년까지 AI 분야에 9조달러(약 1경 2042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실화한다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본투자 사업으로, 연간 투자액이 국내총생산(GDP)의 3.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투자가 투자자들에게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자본투자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이익을 넘어 지속 가능한 AI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들이 AI 기술의 개발과 사용에 드는 전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만큼 생산성을 높여주는 실질적으로 가치 있는 활용처를 찾아야 한다. AI가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9조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낭비될 것이다.

맥킨토시 칼럼니스트는 과거 대규모 인프라 투자 열풍도 비슷한 문제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1790년대 영국의 운하 투자, 1840년대 영국의 철도 투자, 1880년대 미국의 철도 투자부터 전기화와 라디오·텔레비전 보급, 2000년대 닷컴버블 당시 광섬유 통신망 구축까지 대규모 투자는 사회 전반에 막대한 혜택을 안겨줬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결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투자에 따른 혜택이 현실화하는 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이익은 기대보다 적거나 늦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운 기술이 창출한 초과이익이 기술을 소유한 기업이 아니라 해당 기술을 이용하는 소비자와 기업들에 돌아가기도 했다.

맥킨토시 칼럼니스트는 AI 역시 이러한 모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AI가 사회 전체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과 AI 투자자들이 충분한 수익을 거두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미다. 그는 AI 투자자들에게는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른 결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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