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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2.2%↓, 유가 100달러 충격에 급락…AI 투자 회의론까지 덮쳤다[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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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4 05: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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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유 100달러 돌파·국채금리 연중 최고…중동 확전에 긴축 우려 확대
알파벳·테슬라 잉여현금흐름 악화…AI 투자 수익성 의문 확산
나스닥 2.2%↓·VIX 한 달 최고…빅테크 중심 위험회피 심리 강화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23일(현지시간) 중동 전쟁 확산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겹치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한 데다, 이번 실적 시즌 첫 ‘매그니피센트7’ 기업인 알파벳과 테슬라가 실적 발표 후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97% 내린 5만1711.6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1% 하락한 7408.3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15% 급락한 2만5137.69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애플과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초대형 기술주를 추종하는 메가캡 지수도 2025년 4월 관세 충격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약 한 달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번 하락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업 실적, 금리 우려가 동시에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시장은 그동안 AI 투자 확대를 미래 성장의 동력으로 평가해왔지만, 이제 막대한 자본지출이 실제 매출과 이익,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한층 엄격하게 따지기 시작했다.

중동 확전 우려에 유가 100달러 돌파…연준 긴축 우려 재점화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정세였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유조선 2척을 공격했다고 주장한 데 이어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 이란도 미군 기지가 있는 인접 아랍 국가들을 향해 공격을 가하면서 충돌이 역내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란과 후티를 향한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사일과 로켓, 드론 등으로 선박을 공격할 경우 미국이 테헤란 인근을 포함한 교량이나 발전소를 폭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검토하고 있으며 “결정을 내릴 시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규모가 “과거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결정 시한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 재개 가능성을 내비치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긴장이 완화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힘을 얻었다. 후티의 홍해 선박 공격까지 재개되면서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를 잇는 글로벌 원유 수송망 전반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이에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0.69달러로 전장보다 7.04%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92.19달러로 전장보다 6.17% 올랐다.

브렌트유와 WTI는 모두 지난달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도달하기 전 수준까지 다시 올라섰다.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이나 주요 수송로가 공격받을 경우 공급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을 얹었다.

유가 급등은 인플레이션 재가속 우려로 이어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휘발유와 운송비, 제품 생산비용으로 전이될 경우 최근 둔화하던 물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것은 물론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키울 수 있는 변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4.7%를 웃돌며 2025년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4.36%를 넘어섰다. 채권금리 상승은 미래 이익의 현재 가치를 낮추는 만큼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술주에 특히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매뉴라이프 존핸콕 인베스트먼트의 맷 미스킨 공동 수석투자전략가는 “현재와 같은 속도의 유가 상승은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의미 있는 위험”이라며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만큼 연준은 물가 대응에 더 집중해야 할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도 “중동 긴장 고조가 유가를 밀어 올리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하고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 전망도 크게 출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약 64%로 반영했다. 이는 반대로 약 36%의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9월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은 80%에 달한다.

나스닥 2.2%↓, 유가 100달러 충격에 급락…AI 투자 회의론까지 덮쳤다[월스트리트in]
다만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전략가는 “연준이 올해 후반 금리를 올릴 위험은 상당하지만 다음 주 회의에서 즉시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의 가격 반영은 과도해 보인다”며 “연준은 향후 수개월간 근원 인플레이션의 경로를 더 지켜본 뒤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알파벳·테슬라 폭락…막대한 AI 투자에 수익성 검증 요구

기업 실적도 증시를 끌어내렸다. 이번 실적 시즌에서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과 테슬라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나머지 빅테크 기업에 대한 경계심까지 높아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클라우드 사업과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의 성장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자본지출 전망을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천950억∼2천50억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주가는 6.9% 급락했다.

알파벳은 AI 서비스 수요가 예상보다 강해 데이터센터와 서버,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실적 호조보다 자본지출 증가와 현금흐름 악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알파벳이 2분기 잉여현금흐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한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AI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가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실제 투자비 회수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알파벳의 하락으로 통신서비스 업종도 큰 폭으로 밀렸다. 메타플랫폼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알파벳(-6.9%)과 메타(-3.4%), 마이크로소프트(-2.2%), 아마존(-4.6%)은 올해 AI 관련 투자에 최대 7250억달러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은 이제 단순히 투자 규모가 크다는 사실보다 AI가 얼마나 빠르게 신규 매출과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전략가는 “다음 주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이 남아 있어 모두 같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이번 주가 움직임은 실적 발표 이후 ‘뉴스에 팔아라’ 현상이 빅테크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고 말했다.

나스닥 2.2%↓, 유가 100달러 충격에 급락…AI 투자 회의론까지 덮쳤다[월스트리트in]
테슬라는 더 큰 폭으로 추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14.5% 폭락했다. 전기차 인도량은 증가했지만 순이익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고 영업비용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율을 앞질렀다.

테슬라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분기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기차 사업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AI와 자율주행, 로보택시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면서 현금 소진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테슬라의 급락은 임의소비재 업종을 끌어내렸다. 알파벳과 테슬라가 모두 양호한 성장 지표를 제시하고도 현금흐름과 자본지출 문제로 급락한 것은 시장의 평가 기준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스킨 전략가는 “기업들의 실적 수치는 전반적으로 훌륭하지만 많은 기업에서 주가를 떨어뜨릴 만한 개별 사안이 나타나고 있다”며 “자본지출 우려가 대표적인 사례로, 기업의 성장 논리에 작은 균열만 보여도 투자자들은 곧바로 매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장중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장 마감 후 예정된 인텔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이 커졌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매출 전망을 제시했지만 주가는 3.1% 하락했다.

반면 방산주와 일부 의료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2026년 매출과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10.5% 급등해 산업재 업종을 지지했다. 의료장비업체 서모피셔사이언티픽도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을 웃돌고 연간 이익 전망을 높이면서 8.7% 상승했다.

월가는 당분간 중동 전쟁과 AI 투자 수익성이라는 두 변수가 증시를 동시에 압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가 추가로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과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고, 다음 주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실적에서는 AI 투자 대비 수익 창출 능력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주식시장이 그동안 높은 국채금리에도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지만, 금리가 연중 최고치까지 올라선 상황에서는 기술주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와 기업들의 현금흐름 악화가 겹치면서 당분간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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