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30일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내정됐다. AI 산업의 성장과 기술 혁신을 넘어 인공지능(AI)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와 소득, 복지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이 의원의 새 과제로 떠올랐다.
이 의원은 AI미래기획수석 내정에 앞서 지난 19일 이데일리와 만나 자신이 대표 발의한 ‘인공지능 전환 대응을 위한 기본사회법안’의 취지와 AI 시대의 사회 전환 방향을 설명했다.
이 의원이 강조한 것은 ‘AI를 얼마나 빠르게 도입할 것인가’보다 AI 전환 과정에서 사람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였다. AI가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고용과 소비가 함께 위축되면 기업 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는 만큼, 기술 발전과 노동·복지를 따로 볼 것이 아니라 그 사이의 ‘전환’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발의한 AI 기본사회법은 AI 기술 자체를 육성하는 ‘AI 기본법’과 노동·고용·복지 분야의 기존 법률 사이에 놓인 공백을 메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의원은 “AI 기본사회에 대한 담론은 몇 년 동안 많이 나왔다”며 “그런데 왜 법안이 안 나오냐고 했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을 어떻게 키울까 하는 부분은 제가 대표 발의한 AI 기본법이 있고, 사람을 어떻게 보호할까를 봤더니 노동·고용·복지 쪽은 이미 법이 있다”며 “가운데가 없구나. 그래서 ‘전환’이라는 키워드를 반드시 넣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으로 이 의원이 국회에서 제시해온 ‘사람 중심 AI’와 ‘전환 설계’ 구상도 정부의 국가 AI 전략과 사회정책에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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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우려하는 것은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순환이다.
기업이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여도 고용과 소비가 줄면 기업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할 기반 자체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자기 잠식 회로’라고 표현했다.
“기업은 AX를 계속합니다. AI 전환을 해요. 그러면 고용 구조가 재편돼요. 사람이 잘리고 실업률은 올라가고 직무 대체, 채용 축소가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력이 점점 줄 수밖에 없고, 기업에서 만들어낸 서비스나 제품을 살 수가 없게 됩니다. 기업 성장도 정체되고, 기업에서 성장이 줄면 사람을 또 잘라요.”
따라서 법안의 핵심은 AI 전환 이후 실업자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환이 시작되기 전부터 직무 전환과 재교육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 의원은 “고용이나 사회를 다루는 법들이 대부분 사후 구제에 가깝다”며 “사후 구제가 아니라 전환의 전 구간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AI로 반복 업무를 자동화할 경우 근로자를 곧바로 해고하기보다 AI 도입 계획 단계부터 재교육과 직무 전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잘린 다음에 뭘 한다기보다는 먼저 계획을 잡아야 되는 거죠. 기업에서 내가 A라는 일을 하고 있다가 A라는 일이 AI로 대체될 때, 처음에 대체가 되는 플랜을 잡을 때부터 이 사람과 얘기해서 재교육을 시켜 다른 부서로 배치할 수 있게 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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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에는 AI 전환 대응을 위한 분담금·기금 방안도 담겼다. 이 의원은 이를 단순한 ‘AI세’나 ‘로봇세’와는 구분했다.
“기금을 모으는 데 목적을 두면 안 돼요. 기금은 목적이 있게끔 해야 합니다.” 기금은 직업 전환, 고용 안전, 최소한의 생활 보장, 지역경제 회복 등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분담금 역시 AI 도입 자체를 벌주는 방식이 아니라 고용을 얼마나 대체했는지, 얼마나 지켜냈는지에 따라 차등 부담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얼마나 대체했는가, 얼마나 지켰는가. 얼마나 실제로 대체해서 잘라버렸는지, 얼마나 지켜냈는지, 혹은 오히려 신규로 고용을 만들었는지에 따라서 차등 부담을 원칙으로 합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는 감면·면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AI로 얻은 생산성 이익의 일부를 전환 비용으로 활용해 고용과 소비 기반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전환 이익의 일부가 기금으로 이전되고, 그 기금으로 숙련 이전과 생활 보장이 이뤄진다”며 “고용도 지켜내고 숙련 인력도 유지하면서 다시 선순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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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환의 충격이 큰 지역에는 전환 지원센터를 두는 방안도 담았다. AI 전환 속도와 영향이 산업·지역별로 다른 만큼 지역경제까지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그게 내년이 될 수도 있고 10년 뒤가 될 수도 있다”며 “어떤 지역은 굉장히 큰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전환 지원센터를 지역에 설계해 고용·산업·지역경제를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반복해서 강조한 것은 ‘전환의 전 구간에서 사람이 탈락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는 AI 도입을 늦추거나 막자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AI 전환을 전제로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근로자의 직무 전환을 동시에 설계해 AI가 만들어내는 성장의 혜택이 고용과 소비 기반의 붕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자는 접근이다.
“AI 법안, 리액티브하면 안 돼…큰 틀 먼저 짜야”
이 의원은 AI 입법 역시 기술 변화에 뒤늦게 대응하는 방식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 관련 법안의 틀은 리액티브(Reactive, 일이 벌어진 뒤 대응하는 방식)하면 안 된다”며 “프로액티브(Proactive, 일이 벌어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방식)하게 구조를 짜주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딥페이크 논란을 사례로 들며 기술 자체를 규제하는 접근도 경계했다.
“살인자가 식칼을 사용했다고 해서 식칼 자체를 없애자고 하는 것과 똑같다고 했습니다. 살인자의 의도나 나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이미 형법에 있습니다. 처벌을 제대로 하는 것이 맞고, 부족한 게 있으면 그걸 보완해야지 식칼(기술)을 없애선 안 됩니다.”
이어 “기술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기존 것에 끼워 맞추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큰 틀을 먼저 잡고 반드시 필요한 건 넣어야 하지만, 가능하면 기술 쪽의 법안은 유연한 가이드라인을 적는 방식으로 가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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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원칙을 묻자 이 의원의 답은 분명했다.
“이 전환 과정에서 사람이 탈락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모든 결정을 내림에 있어서 사람을 중심으로 봐야 합니다.”
그는 “사람이 없으면 지금 AI 데이터센터도 운영 못 하고, 사람이 없으면 LLM(대형언어모델)도 개발 못 한다”며 “사람이 없으면 이걸 사서 쓰는 사람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이 국회에서 제시한 ‘AI 기본사회’ 구상은 이제 대통령실이라는 정책 무대로 옮겨간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이해민 의원을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내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의 차세대 정치인으로, AI 기본법을 대표 발의하는 등 대한민국 AI가 나아갈 방향을 선도해왔다”며 “국가 AI 전략을 산업 혁신과 국민이 체감하는 서비스 변화로 연결하고 범부처 역량을 하나로 결집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낼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제 이 의원에게는 AI 산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AI 전환에 따른 고용·소득·복지 문제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풀어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국회에서 법안으로 제시한 ‘사람 중심 AI’와 ‘전환 설계’가 대통령실에서 어떤 정책으로 구체화될지가 관건이다.
■이해민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1973년생 △서강대 전자계산학과 학사 △서강대 컴퓨터공학 석사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연구원 △구글 시니어 프로덕트 매니저 △오픈서베이 최고제품책임자(CPO) △제22대 국회의원(조국혁신당·정무위원회 위원)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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