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8월07일 00시0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김연서 기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한계기업의 회사채가 고금리를 앞세워 개인 투자자들의 스마트폰 화면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클릭과 터치 몇 번이면 손쉽게 매수할 수 있는 투자 환경 탓에 정작 비우량 기업의 부도 위험은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채 개인 계좌로 흘러들고 있다. 무방비로 노출된 묻지마 투자를 막기 위해 ‘회사채는 예금처럼 안전하다’는 잘못된 편견부터 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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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적 맹점은 2012년 상법 개정과 맞닿아 있다. 과거에는 자본잠식 상태의 기업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법으로 엄격히 제한했지만, 규제 완화 차원에서 해당 제한이 사라지며 부실기업도 고금리만 내세우면 언제든 채권을 찍어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발행 한도를 가르던 법적 안전망이 사라지고, 그 자리는 오롯이 시장의 수요와 신용평가에 맡겨진 상태다.
문제는 이렇게 풀린 발행 구조를 받쳐줄 투자자 인식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점이다. 회사채는 주식보다 안전하다는 통념과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름값에 대한 막연한 신뢰가 겹치면서 정작 발행사의 재무상태를 따져보지 않고 매수에 나서는 개인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환금성이 낮은 채권 특성상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손실은 고스란히 개인투자자 몫으로 돌아간다.
한 회사채 시장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는 담보 자산이 확실한 리츠라는 인식이, JTBC를 비롯한 중앙그룹 계열사는 ‘중앙’이라는 이름값이 투자 판단에 작용했다”며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와중에도 실제 디폴트로 이어질 것이라는 경계심은 희미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평가사들조차 부실이 임계점에 이르기 전까지 ‘설마 중앙이 무너지겠느냐’는 안일한 태도를 보였던 점을 고려하면 개인 투자자의 판단만 탓하기도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리스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발행 단계를 원천 차단하기보다 투자 단계에서부터 허들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금조달 창구 자체를 틀어막을 경우 한계기업의 자금 경색이 오히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회사채를 안전자산으로 여기는 잘못된 편견을 깨는 것”이라며 “채권 투자자 스스로 기업의 리스크를 파악하고 신중하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서는 비우량채에 한정해서라도 투자 전 교육과 같은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