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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모두의 월경권을 보장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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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보경 기자I 2026.07.09 05:45:03
[이데일리 방보경 기자] 서른 줄이 된 최근까지도 ‘생리 복불복’에 당첨된다. ‘아차’ 하고 화장실로 달려가니 겉옷까지 생리혈이 묻어 있다. 불규칙한 주기를 탓한 후 주위에 생리대가 있냐고 묻는다. 나중에 갚지도 않을 생리대를 여자들은 기꺼이 빌려주고 허리에 두르고 다닐 옷까지 내준다. 환대와 이해 덕분에 내게 생리는 적당히 넘길 수 있는 불편이었다.

정작 모든 여성의 ‘월경권’을 보장하는 공공생리대 시범사업 첫날엔 생리대를 얻기까지 여러 관문을 거쳐야 했다. 수동지급기 위치를 물으니 직원은 어두운 복도를 지나 인적 없는 건물로 안내했다. 설상가상 화장실은 강의실 안에 있어 들어가는 동안 몇몇 이들의 시선을 받았다. 지급기 위치를 알리는 팻말을 입구에 세울 생각이 없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초기 시행착오’ 정도로 치부할 수가 없다. 생리대 사업은 어떤 복지정책보다도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 월경권이라는 단어는 여성 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에게도 추상적인 개념이어서다. 현장에서 만난 여성들은 공공생리대 사업이 자신을 위한 일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바우처가 낫지 않냐”고 묻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월경권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허물기 위해서는 정책의 수혜 당사자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밖에서 예상치 못한 생리로 사색이 된 여성이, 인근 편의점과 공공기관을 동시에 떠올리고 거리를 계산할 정도로 사업 인지도를 높여야 한다.

인근 공공 화장실로 뛰어가면 약속한 듯 생리대가 비치돼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당혹감이나 망설임, 불확실함을 경험한다면 이용자는 공공기관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지역마다 편차가 큰 상황에서 ‘전국 곳곳에서 순차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성평등가족부의 해명이 성에 차지 않는 이유다.

[현장에서]모두의 월경권을 보장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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