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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는 오는 15~16일 예정된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전격 성사됐다. 그간 독일과 프랑스는 중국의 과잉 생산 및 보조금 지급으로 유럽 제조업 생태계와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중국산 제품의 단일 시장 접근을 차단하는 강력한 보복 제도를 도입할 것을 집행위원회에 촉구해 왔다.
EU 측은 이번 합의를 토대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부합하는 ‘긴급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 형태의 저율관세할당(TRQ)을 적용, 특정 물량을 초과하는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제도가 시행될 수 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2024년 EU가 순수전기차(BEV)에 최고 35.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자 관세 장벽을 피할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및 일반 하이브리드(HEV) 차량으로 수출 품목을 대거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기준 유럽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5%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그룹의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합의는 유럽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라며 “합의가 없었다면 모두가 패배하는 대중국 무역 전쟁에 직면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통상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중국에게 유리한 단기적인 시간 벌기라고 진단했다. 중국 리서치업체 트리비엄 차이나의 조 페이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눈부신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며 “화려한 서한과 양해각서(MOU)를 제공한 대가로, 하루 10억 유로에 달하는 EU의 막대한 대중 무역 적자를 유발하는 구조적 원인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헨리 가오 싱가포르경영대(SMU) 법학 교수 역시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유럽과의 전선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을 피하려 했다”며 “WTO 규정에 엄격히 부합하는 방식의 세이프가드 조치는 과거 사례를 볼 때 대규모 수출 폭주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망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는 점도 EU가 강경책을 밀어붙이기 어려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싱크탱크 가베칼 드래고노믹스의 크리스토퍼 베도어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이 대대적인 관세 장벽을 쌓을 경우 베이징은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보복할 수 있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