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모래를 힘차게 밀어내는 묵직한 앞발 짓. 엉금엉금 모래사장을 기어가던 거북이 한 마리가 드디어 바닷물에 닿았다. 차가운 바닷물이 몸을 적시자 거북이는 언제 아팠냐는 듯 매끄럽게 유선형 몸을 이끌고 푸른 물결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7일 제주도 중문색달해수욕장.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환송식이 열렸다. 인간이 남긴 쓰레기와 폐어구에 상처 입고 죽어가던, 혹은 수족관에서 태어나 한 번도 진짜 바다를 보지 못했던 바다거북 12마리가 비로소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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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시 국내 연안에서 서식이 확인된 푸른바다거북, 붉은바다거북, 매부리바다거북, 올리브바다거북, 장수거북 등 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번에 바다로 돌아간 친구들은 푸른바다거북 6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 매부리바다거북 4마리다. 이 중 일부는 폐어구에 걸려 등딱지가 심하게 파손된 채 구조되기도 했다. 이들이 건강을 되찾은 건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이자 서식지 외 보전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여수·제주와 SEALIFE 부산 아쿠아리움 등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치료 덕분이다. 또한 인공부화로 태어나 연구진의 품에서 정성껏 자란 새끼 거북이들도 이날 함께 바다로 향했다.
해양수산부는 거북이들이 낯선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방류 과정에서 사람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개체 스스로 모래사장을 기어 바다로 이동하도록 돕는 비접촉 방식을 택했다. 스트레스를 최소화해 자연스러운 야생 복귀를 돕기 위한 배려인 셈이다.
비록 눈에서 멀어지지만 이들과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진은 방류 전 거북이들의 등에 위성추적장치를 달았다. 망망대해에서 거북이들이 어디로 헤엄쳐 가는지 모니터링해, 향후 바다거북 보호·관리 정책과 생태 연구를 위한 귀중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바다거북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까지 바다와 해양생물을 사랑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바다거북이 건강하게 바다를 누비기를 바라며, 이번 자연방류가 해양생물과 그 서식지를 함께 지켜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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