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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건물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A 씨는 “열흘째 제대로 영업을 못하고 있다”며 “환자들도 다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약재를 판매하는 B 씨도 “냉장 보관하던 약재들이 다 상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미도파백화점이 문을 닫은 뒤 2004년 그 자리에 들어선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한약재의 70%가 거래되는 국내 최대 한약재 시장 일대의 핵심 상권으로 꼽혀왔다. 1호선 제기동역 바로 앞 ‘역세권’에 한방전문매장과 한의원이 밀집해 있지만 현재 공실률은 85%에 달하고 영업 점포도 15% 수준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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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단 측은 공실률 급증으로 정상적인 건물 운영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는 입장이다. 과거 백화점 건물인 만큼 전기·소방·엘리베이터·기계실 유지에만 월 8000만~1억원이 들지만 실제 관리비 수입은 월 2000만~3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상권 침체에 불을 지른 건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온라인 소비가 늘면서 상권이 급격히 위축됐고 그동안 외부 차입으로 버텨왔지만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관리단 측 설명이다.
관리단 관계자는 “실제 영업 중인 상인뿐 아니라 공실 상태인 소유주들 역시 이자 부담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상인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관리비를 정상 납부했는데 피해는 고스란히 자신들 몫이 됐다는 것이다. 수십 년째 이곳에서 장사하며 단골을 쌓아온 고령 상인들이 많은 만큼 단전 사태는 삶의 터전 자체가 무너지는 문제다. 일부는 관리단 측이 공실을 의도적으로 방치하며 사실상 상가 폐쇄 수순을 밟고 있다고 주장하며 회계 운영의 투명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상인은 “원치 않았는데 하루아침에 생업을 잃은 격”이라며 “이건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생존권의 문제”라고 호소했다.
상인과 관리단의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가 정상화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관리단 직원들의 급여도 약 2개월가량 밀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집합상가는 관리단이 한전과 일괄 계약을 맺고 상인들로부터 관리비를 걷어 전기료를 납부하는 구조다. 상인이 관리비를 제때 냈더라도 관리단이 한전에 납부하지 못하면 단전을 막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관리비를 정상적으로 낸 상인이 단전 피해를 입었다면 관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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