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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사태에 자금 썰물…단기 금리 올려 '집토끼' 잡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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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10.14 06: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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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불예금 이달 들어 14조원 감소…MMDA도 줄어
정기예금 증가세 둔화 속 단기 수신금리 인상
농협·우리은행 3개월 예금금리 최대 0.35%p↑
최고 연 4% 특판예금까지 등장…수신 경쟁 가열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금융권 해킹 사태 이후 주요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이 감소하는 가운데 은행들이 단기 예금금리를 잇달아 올리고 있다. 정기예금 증가세마저 둔화하자 은행들은 3개월짜리 단기 예금금리를 연 3%대로 끌어올리는 한편 최고 연 4% 금리를 내건 특판예금까지 선보이며 수신 확보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2일 기준 661조 5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675조 5249억원)보다 14조 118억원 감소한 규모다. 이달 7일 기준 잔액은 655조 3919억원으로 일주일 새 약 20조원 줄었다가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지난달 말 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단기 여유자금을 보관하는 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 예금(MMDA)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5대 은행의 MMDA 잔액은 지난달 말 131조 9199억원에서 이달 12일 124조 628억원으로 7조 8571억원 줄었다. 요구불예금 전체 감소액의 절반 이상이 MMDA에서 발생한 셈이다.

그동안 은행권 수신 증가를 이끌었던 정기예금도 증가세가 둔화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7월 말 984조 9399억원으로 전월 대비 35조 5401억원 늘었다. 8월 말 잔액(1000조 6230억원)도 15조 6831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9월 말 증가액은 5조 4641억원에 그쳤다. 이달 12일 기준으로 지난달 말보다 3조 8371억원 더 유입되긴 했지만 요구불예금 감소와 맞물려 은행권의 수신 확보 움직임은 분주해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은행들은 단기 예금금리를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올리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8일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NH올원e예금’의 금리를 0.1~0.35%포인트 인상했다. 특히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 금리를 0.35%포인트 올려 연 3.15%로 조정했다.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과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만기 금리 인상 폭(0.10%포인트)보다 현저히 크다.

우리은행도 지난 7일 ‘WON플러스예금’의 금리를 인상했다.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 만기 금리를 0.20%포인트 올려 연 3.10%로 조정한 반면 6개월 이상 12개월 미만과 12개월 만기 금리는 각각 0.10%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을 제외한 주요 4개 은행의 3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3%대에 진입했다.

은행들이 장기 예금보다 단기 예금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은 장기간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면서도 단기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객 입장에서도 자금을 장기간 묶어두지 않고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고금리를 내건 특판예금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13일 NH올원뱅크 출범 10주년을 기념해 최고 연 3.9% 금리를 제공하는 ‘NH올원뱅크 10주년 기념 예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도 신규 접속 고객과 급여 거래를 새로 시작하는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슈퍼SOL 웰컴 정기예금’을 선보였다. 최고금리는 연 4%에 달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입출금 통장과 예·적금의 감소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은행권 전반적으로 수신 확보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해킹 사태의 영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겠으나 현재까지 실제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자금 이탈을 단지 해당 사유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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