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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운에 숨죽인 뉴욕증시…빅테크 실적 시즌 '시험대' [월스트리트in]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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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7.21 05: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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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0.2%↓·다우 0.6%↓…애플 2%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이란 '10일 휴전안' 검토에 낙폭 축소…국제유가는 상승 마감
알파벳·테슬라·인텔 실적 임박…AI 투자 성과가 하반기 증시 좌우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증시가 20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과 이번 주 본격화하는 빅테크 실적 시즌을 앞둔 경계심리가 맞물리며 일제히 약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중동 분쟁이 에너지 시장을 얼마나 더 흔들지, 그리고 인공지능(AI)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미국 기술기업들이 이에 걸맞은 성적표를 내놓을 수 있을지를 동시에 주시하며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9% 하락한 7443.2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05% 내린 2만5508.07을 기록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0% 하락한 5만1839.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이 2% 넘게 하락하면서 다우지수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약 350개 종목이 하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우세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에도 불안 여전

시장은 하루 종일 중동에서 전해지는 소식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습을 9일째 이어가는 가운데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홍해와 사우디 해역까지 긴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이 다시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장 후반 들어 긴장 완화 기대가 살아나면서 낙폭은 상당 부분 축소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에 10일간 휴전하는 방안을 포함한 긴장 완화 제안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 외무부도 국가 이익에 부합한다면 미국과 협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히면서 투자심리가 다소 회복됐다.

국제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27% 오른 배럴당 89.2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0.90% 상승한 배럴당 83.23달러에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공급과 글로벌 물류 차질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릴·뱅크오브아메리카(BofA) 프라이빗뱅크의 조 퀸런 시장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원유 공급이 정상화될 수 있는 해법을 기다리고 있다”며 “폭격이 줄고 대화가 늘어난다면 유가와 휘발유 가격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소비자물가 부담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스 나벨리어 나벨리어앤드어소시에이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업 실적은 양호하지만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주가 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아담 크리사풀리 바이털 놀리지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 군사개입을 전면전 수준으로 확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결국 외교적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빅테크 실적 시즌 개막…AI 투자 성과 검증대

시장에서는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기술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더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지난주에는 금융주 중심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지만 이번 주에는 알파벳과 테슬라, 인텔이 먼저 성적표를 내놓는다. 이어 다음 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 애플, 아마존까지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AI 랠리가 계속될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특히 투자자들은 단순히 실적이 예상치를 웃도는지보다 AI 투자에 대한 수익성이 얼마나 입증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생성형 AI 경쟁 이후 빅테크들은 데이터센터와 AI 칩, 클라우드 인프라에 수천억달러를 투입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막대한 투자에 걸맞은 매출 성장과 이익 개선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체이스인베스트먼트카운슬의 피터 투즈 대표는 “모두가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술과 에너지, 소비 기업들의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보다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의 기대치는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LSEG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기존 전망치인 23.7%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높은 기대만큼 실망스러운 실적이 나올 경우 시장 충격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조정을 받았던 반도체 업종도 이번 실적 시즌의 핵심 변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주 6월 말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인텔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의 실적을 통해 AI 투자 확대에도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가 실제인지 확인하려 하고 있다.

이날 반도체주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1.9%, 아스테라 랩스는 1.8%, 테라다인은 3.5%, AMD는 1.6% 각각 상승했다. 반에크 반도체 ETF(SMH)도 0.4% 오르며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종목별로는 도미노피자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매출을 발표하면서 2,1% 상승했고, 알파벳은 자체 AI 칩 개발 확대 소식에 1.5% 오르며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애플은 AI 경쟁력과 향후 실적에 대한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2.1% 하락했다.

월가는 최근 기술주 조정을 단순한 숨 고르기로 보지 않는 분위기다. 대럴 크롱크 웰스파고 투자연구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반도체와 AI 투자 열풍은 건전한 현실 점검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최근 기술적 지표 악화로 장기 지지선까지 추가 조정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에드워드존스의 브록 와이머 투자전략가도 “AI는 장기적으로 유효한 투자 주제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AI 투자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다시 평가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톰 에세이 세븐스리포트 창립자는 “증시가 다시 상승하려면 빅테크의 견조한 실적과 함께 중동 긴장 완화가 동시에 필요하다”며 “시장은 AI 수요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와 기업들의 비용 통제 노력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드만삭스 프라임서비스는 지난 두 달 동안 헤지펀드들이 미국 기술주 비중을 사상 최대 속도로 줄였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6월 초 이후 이어진 대규모 매도는 기술주 투자자들의 포지션 축소가 상당 부분 진행됐음을 보여준다”며 “일부에서는 사실상 투매(capitulation) 국면에 진입한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이번 빅테크 실적이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돌릴 수 있을지 여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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