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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온다”…10억배럴 풀고도 안 끝난 ‘석유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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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10.12 07: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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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세계은행 연차총회 방콕서 개막…전쟁·고금리·부채 위기 집중 논의
호르무즈 봉쇄에 석유 재고 감소…경유·비료값 급등까지 겹쳐
세계 공공부채 GDP 100% 돌파 전망…신흥국 상환 부담 가중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공급 충격과 고금리, 부채 급증이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경유·비료 가격 상승과 이상기후까지 겹치면서 각국의 물가와 성장률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공공부채가 2030년 이전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어설 것으로 경고했다.

2026년 IMF-세계은행 그룹 연차총회 행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한 남성이 행사 로고가 새겨진 전시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2026년 IMF-세계은행 그룹 연차총회 행사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한 남성이 행사 로고가 새겨진 전시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AFP)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는 중동 전쟁과 에너지 공급 위기, 세계 부채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이란과의 전쟁은 8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전쟁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리 인상 압력까지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제이 방가 세계은행 총재는 에너지 공급 위기와 기후변화, 부채 부담이 동시에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20%가 차단됐지만 세계 경제는 당초 우려보다 잘 버텨왔다. 그러나 경유와 비료 가격이 급등하고 강력한 엘니뇨 현상까지 예고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에너지 공급 여력도 줄고 있다. 지난 2월 28일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로 육상 상업용 저장시설에서 10억배럴 이상의 석유 재고가 방출됐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석유 재고가 감소하면서 추가 공급 충격에 대응할 여력이 약해지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따라 비상 비축유에서 경유와 원유 1억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산 경유의 세계시장 공급을 확대하는 합의와 함께 관련 미국 제재를 일시적으로 면제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방가 총재는 현재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지는 않고 있지만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엘니뇨 하나만이 아니다”라며 “비료 가격과 에너지 비용, 부채 문제가 한꺼번에 발생하면서 새로운 어려움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IMF도 세계 경제의 복합 위기를 경고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지난주 연차총회 사전 연설에서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3%를 크게 변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상향할 가능성이 있지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공격으로 에너지 수출이 급감한 걸프 지역 국가들의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와 국가부채 급증도 주요 위험 요인이다. IMF에 따르면 세계 공공부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했으며 2030년 이전 세계 GDP의 100%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신흥국과 저소득국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로 자본이 유출되는 가운데 기존 부채도 이전보다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들이 올해 해외 채권자에게 상환해야 할 부채는 총 4000억달러(약 536조원)에 달한다. 이들 국가의 이자 지급액은 평균적으로 정부 수입의 10%를 웃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주요 20개국(G20)은 최빈국의 채무 상환을 일시 유예했지만 이번에는 비슷한 조치를 추진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20 외교관들은 높은 부채 수준과 정치적 부담을 주요 장애물로 꼽았다.

IMF의 대출 조건 개편도 논란이다. IMF는 자금 지원 조건으로 요구하는 개혁 과제의 수를 줄이는 대신 개별 개혁의 강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국들은 이 과정에서 재정 긴축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 시민사회단체 유로다드의 욜란다 프레스니요는 “많은 국가가 이미 부채 상환 부담과 IMF의 대출 조건 때문에 재정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이번 개편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는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대거 참석하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국내 일정을 이유로 불참한다. 베선트 장관은 고위 당국자 2명을 대신 파견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참석해 오는 16일 게오르기에바 총재와 공개 행사에 나설 예정이다.

조시 립스키 미국 애틀랜틱카운슬 국제경제 담당 부회장은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제금융의 긴밀한 연관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책 결정자들은 과거와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며 지정학적 위기에 더욱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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