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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주 떠난 돈 헬스케어로…다우 1.1%↑[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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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10.16 05: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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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0.33%·나스닥 0.08%↑…3대 지수 상승
헬스케어·소재·금융 강세…반도체지수 7거래일째↓
PPI 1.3% 급등에도 10년물 국채금리 10bp 하락
월가 "AI 수요는 진짜…모든 기업 돈 버는 건 아냐"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가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와 인공지능(AI) 투자 거품 우려를 딛고 반등했다. 그러나 시장 내부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그동안 증시 상승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주가 주춤한 사이 헬스케어와 소재, 금융 등 다른 업종으로 매수세가 확산했다.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여전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와 부채 부담을 안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평가가 한층 엄격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08% 오른 5만2177.6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3% 상승한 7744.06, 나스닥종합지수는 0.08% 오른 2만6713.03을 기록했다. S&P500은 3거래일 연속 하락을 끝냈다.

특히 나스닥은 장중 한때 1.4% 하락했다가 낙폭을 모두 만회했다. 다우는 556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지수만 보면 전반적인 반등이지만, 실제로는 AI 관련 기술주와 다른 업종의 흐름이 크게 엇갈린 하루였다.

이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동일가중 S&P500지수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일반 S&P500과 달리 500개 기업에 동일한 비중을 부여한 지수인데, 이날 1.4% 상승했다. 일반 S&P500 상승률(0.33%)의 4배가 넘는다. 대형 기술주가 부진한 가운데 다른 업종의 종목들이 이날 상승을 주도했음을 보여줬다.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8개가 올랐다. 헬스케어가 1.84% 상승했고 소재(1.71%), 금융(1.38%), 경기소비재(1.16%)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기술 업종은 0.54% 하락했다. 일라이릴리는 3% 넘게 올랐고 유나이티드헬스도 2.8% 상승했다. 월마트와 나이키 등 소비 관련 종목에도 매수세가 유입됐다.

반도체 업종의 부진은 이어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9% 하락하며 7거래일 연속 내렸다. 엔비디아는 1.8% 떨어졌고, AI 서버 제조업체 델과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는 각각 6.8%, 7.1% 급락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기술주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월가에서는 AI의 성장성과 AI 관련 기업의 투자수익성을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크로스브리지캐피털의 마니시 싱은 “AI 수요는 실제로 존재한다”면서도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모든 기업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AI는 미래일 수 있지만 부채 상환은 여전히 현재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코어위브의 주가 흐름은 이러한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AI 클라우드 기업 코어위브는 막대한 차입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가는 장 초반 9.5% 급락했지만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재무 건전성을 옹호한 뒤 반등해 5.9% 상승 마감했다.

AI 투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배경에는 높은 금리도 있다. MAI캐피털매니지먼트의 알렉스 샤히디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채 수익률이 5%에 달하면 투자자들은 AI에 큰돈을 거는 것과 비교하기 시작한다”며 “문제는 AI에 투자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집중해서 투자하느냐”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물가 지표는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를 키웠다. 미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모두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날 소비자물가에 이어 생산자물가까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에너지 가격을 넘어 확산하고 있다는 경계감이 높아졌다.

같은 날 발표된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8% 증가해 예상치(0.3%)를 웃돌았다. 그러나 주유소 판매가 6.4% 급증한 영향이 컸다. 주유소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2% 증가하는 데 그쳤고,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활용되는 소매판매 통제그룹 증가율도 0.1%로 예상치(0.3%)를 밑돌았다. 소비가 강하다기보다는 유가 상승이 지출액을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는 의미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그런데도 미국 국채금리는 오히려 큰 폭으로 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내린 5.09%를 기록했다. 최근 금리 급등으로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데다 기술주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가 여전히 수년 만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아르젠트캐피털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새 주택을 짓든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든 모든 자금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며 “이는 주식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가장 좋은 성과를 낸 종목들이 경기 변동에 덜 민감한 방어적 기업들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금리 전망도 복잡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66.1%로 반영됐다. 전날 62%보다 높아졌다. 다만 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기술주 불안과 AI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를 고려할 때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당장 10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반등은 AI 투자 우려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투자자들이 AI 성장에 대한 기대와 개별 기업의 재무 위험을 구분하면서 투자 대상을 넓히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AI 산업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느냐 못지않게 누가 그 성장의 이익을 실제로 가져갈 수 있는지가 향후 증시의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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