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농협중앙회장 호선제 선출 추진..농업계 "후퇴했다" 반발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피용익 기자I 2016.05.20 10:24:47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농협중앙회장을 선거로 뽑지 않고 이사회가 선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던 경제사업 업무는 경제지주로 이관된다. 감사위원장은 외부 출신이 맡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일 입법예고한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이사회 호선제로 바꾸고 권한을 대폭 축소하는 게 골자다.

그러나 농협중앙회장을 직선제로 뽑아야 한다는 논의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농식품부가 간선제보다도 후퇴한 호선제를 추진함에 따라 농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농협중앙회장은 1988년부터 지역 조합장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는 직선제로 바뀌었다. 그러다 2011년부터는 대의원 280여명이 선거를 통해 뽑는 간선제가 도입됐다. 하지만 농협법이 개정되면 김병원 회장 후임부터는 이사회 28명 가운데 뽑힌 1명이 회장을 맡게 된다.

조재호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간선제인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을 비상임 취지에 맞도록 이사회 호선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내년 2월까지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기능이 경제지주로 완전히 이관된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앙회가 회원조합 지도·지원에 집중하고, 경제지주는 경제 활성화에 주력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농·축경대표, 전무이사 등 사업전담대표에게 위임·전결토록 한 중앙회장의 업무규정을 삭제하고, 중앙회 이사회의 의결사항도 중앙회가 직접 수행하는 내용으로 한정했다. 경제사업에 관한 중앙회장의 직접적인 권한이 사실상 모두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농협중앙회의 업무를 상당 부분 넘겨받게 되는 경제지주는 경제사업 전문성 강화가 과제다. 중앙회 산하에 있던 농업경제대표와 축산경제대표는 사실상 사라지고, 경제지주 대표는 농협 내부 정관에 따라 선출 방식을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지주 이사회에서 인사추천위원회를 꾸려 전문경영인을 뽑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조합원 자격도 강화된다. 농업인만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농업인이 아니거나 농협의 경제사업을 이용하지 않는 조합원은 조합 총회 의결을 통해 조합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른바 ‘무늬만’ 조합원을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또 중앙회 감사위원장과 조감위원장은 감사가 투명하고 독립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외부 출신으로 임명해야 한다. 그동안 중앙회 감사위원장은 조합장 출신이, 조감위원장은 중앙회 임직원이 각각 맡아왔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농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간선제를 폐지하고 호선제를 실시할 경우 소수에 의해 농협이 좌지우지되거나 정치 외압에 휘둘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부 출신 감사위원장이 ‘낙하산’으로 채워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등 외국 농협에서도 회장을 호선제로 뽑는다는 점을 들어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 변경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농협법 개정안을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입법예고한 뒤 8~9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내부 의견 조율을 거쳐 조만간 입장을 내놓기로 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