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국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기자와 만나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가장 먼저 이 말을 꺼냈다.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로 환자를 진료해 왔지만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제가 등장한 이후 실제로 환자가 호전되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의사라는 직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과거에는 병의 진행속도를 최대한 늦추는 게 목표였다”며 “지금은 환자가 실제로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의사가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훨씬 많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비교적 많은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치료 중인 환자는 130명 가량이다. 항체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뇌 부종이나 미세출혈 등의 부작용은 임 교수와 전담 인력이 관리한다. 또 환자 상태에 따라 인지훈련과 디지털치료, 생활습관 개선 등을 함께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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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밀로이드 항체치료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물질을 직접 줄여 질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다. 항체치료는 부작용 가능성과 의료사고 부담 때문에 대부분의 의료진이 적극적으로 시행하지는 않는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를 권하지 않거나 조금 더 지켜보자는 판단을 내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 교수도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선택한다. 의료 사고 부담으로 적극적인 진료를 기피하는 의료계 문화와는 반대의 모양새다.
그는 “환자가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더 아쉽다”며 “조금의 위험이 있더라도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의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실제 환자를 진료하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다른 병원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권유받지 못했던 56세 알츠하이머 환자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지만 부작용 우려 때문에 치료를 미루자는 설명을 들었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56세면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살아야 하는 사람인데 ‘기다려보자’는 말만 하는 게 맞는지 계속 고민했다”며 “항체치료라는 방법을 선택했고 인지훈련을 병행하면서 실제 인지기능이 좋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물론 모든 환자가 같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호전되는 환자를 경험하면서 치료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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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교수는 치매 치료는 약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생활습관과 인지훈련 뿐만 아니라 가족의 역할도 치료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임 교수는 “가족들이 함께 치료에 참여하는 환자들은 결과가 확실히 다르다”며 “결국 치매는 뇌만 치료하는 병이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병”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항체치료와 함께 디지털치료, 인지훈련,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하고 우울증이나 스트레스, 가족관계까지 함께 살핀다.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약물과 뇌 기능 전반을 보는 신경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특히 치료자의 태도가 환자의 예후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임 교수는 “치료자가 먼저 환자가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환자도 치료를 믿고 끝까지 따라온다”며 “치료자의 믿음 역시 치료 과정의 중요한 일부”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마지막으로 “치매는 아직 완치할 수 있는 병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삶의 질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남아 있는 가능성을 끝까지 찾아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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