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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정체성 '일자램프'…이제는 중국서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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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 기자I 2026.04.30 05:54:02

한국선 ''호불호 디자인''…중국선 ''미래차 아이콘''
얇은 램프 디자인 대중화…브랜드 표현 수단으로
"자동차는 번쩍거려야"…中 소비자 ''취향 저격''
中 시장은 ''레드오션''…디자인 차별화 향방 주목

[베이징=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정체성이었던 ‘일자형 램프’가 이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일자형 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국내에서는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와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반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오히려 ‘스마트 모빌리티’의 상징처럼 활용되는 분위기다.

일자형 램프 디자인의 뿌리는 유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우디가 LED 기술을 앞세워 2010년대부터 라이트 바 형태의 램프를 선보였고,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얇고 긴 주간주행등을 잇따라 적용했다.

다만 차량 전면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형태의 일자 램프를 ‘패밀리 룩’으로 정착시킨 브랜드는 현대차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다양한 차종에 일관되게 적용하며 소비자 인식에 강하게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일자형 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현대자동차의 '더 뉴 스타리아 EV'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2021년 다목적차량 스타리아를 시작으로 그랜저, 코나, 쏘나타 등에 일자형 램프를 본격 적용했고,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Seamless Horizon Lamp)’라는 별도의 명칭을 붙였다.

차체 전면을 가로지르는 얇고 긴 조명은 기존 헤드램프 디자인과는 확연히 다른 인상을 남겼다. 차를 더 넓고 낮아 보이게 만들고, 차별화를 통해 ‘미래 자동차’ 이미지를 직관적으로 강조한다.

기존 내연기관차에서는 전면 그릴이 자동차의 ‘얼굴’ 역할을 했지만, 전동화 시대에는 기능적 필요성이 줄어들면서 그 역할을 램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일자형 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기술 발전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했다. LED와 OLED가 얇은 형태로도 충분한 광량을 낼 수 있게 되면서 완성차 업체들은 이를 활용해 브랜드 이미지와 개성을 더욱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이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다. 스타리아에서 시작된 강렬한 인상이 다른 모델에서도 반복되면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그 차가 그 차 같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일자형 램프 중심 디자인이 새로운 시도를 제약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일자형 램프는 국내에서는 이미 익숙해진 디자인이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참가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일자형 램프, 혹은 얇고 긴 라이트 바 형태의 조명을 적용한 신차를 줄줄이 선보였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일자형 램프 디자인이 적용된 차량들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대표적인 사례로는 △샤오펑의 ‘GX’ △지지오토 ‘IM LS8’ △로위 ‘지아웨 07’ △에픽랜드 ‘X9’ △GAC 아이온 ‘아이온 V’ △하입텍 ‘A800’ △우링 ‘스타라이트L’ 등이 있다. 단순히 램프를 길게 잇는데 그치지 않고 그래픽을 입히거나 웰컴 라이트 등 인터랙티브 기능을 더한 사례도 눈에 띈다.

수많은 브랜드가 경쟁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램프는 야간에도 브랜드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장치인 만큼 일자형 램프의 활용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소비자 인식도 영향을 미친다. 중국 소비자들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거대한 스마트 디바이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나 게이밍 PC처럼 빛나는 요소를 ‘하이테크’의 상징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제조사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일자형 램프 디자인과 발광 로고가 함께 적용된 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발광 브랜드 로고’ 역시 같은 맥락이다. 최근 중국 신형 전기차 상당수는 본닛이나 후면 브랜드 로고에 조명 효과를 적용하고 있다. 기존 글로벌 브랜드가 크롬 로고로 고급감을 강조했다면, 중국 업체들은 차량에 첨단 IT 기기의 이미지를 더하고 브랜드 노출 효과까지 강화하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현대차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선보인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는 일자형 램프 대신 전면부 좌우 끝에 램프를 배치한 ‘엣지 라이팅’을 선택했다. 이미 현지에서 보편화된 디자인을 따르기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대차의 중국 전략형 전기차 '아이오닉 V' (사진=현대자동차)
실제 이상엽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아이오닉 V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경쟁이 가장 치열한 중국 시장에서 어떤 차가 고객에게 소구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했다”며 “트렌드를 따르기보다 새로운 혁신을 선택했고 디자인팀이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중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차별화된 디자인에 대한 적잖은 고심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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