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이 경찰 수사의 오류와 은폐 가능성을 걸러내는 국민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이를 폐지할 경우 형사사법 시스템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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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경찰이 ‘혐의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려 했지만 피해자나 고소인이 이의신청을 통해 검찰이 재수사 또는 보완수사를 한 뒤 기소로 이어지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이의신청으로 검찰에 다시 송치된 사건은 2021년 2만 5048건에서 지난해 5만 3406건으로 5년간 2배 넘게 늘었다. 이 가운데 검찰이 보완수사를 거쳐 실제로 재판에 넘긴 건수도 같은 기간 528건에서 1130건으로 늘었다. 검찰이 경찰에 추가 수사를 요구한 건수 역시 7508건에서 1만 7122건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경찰이 사건을 덮으려 했던 사안 중에서도 매년 1000건 넘게 검찰의 재검토를 거쳐 다시 법정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장윤기 사건이 보완수사권의 존재 이유를 역설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왜 안 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자 빙산의 일각”이라며 “그나마 살인 사건이어서 검찰에 송치됐기에 보완수사를 통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보완수사권이 없었다면 단순 살인으로 끝났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불송치 사건”이라며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검찰은 아예 알 수조차 없는 구조다. 장윤기 사건처럼 조직적 은폐·축소 정황이 드러난 사건 뒤에는 밝혀지지 않은 유사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결국 권력과 돈이 있는 이들만 득을 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대다수 시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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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대한 견제 기능이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후곤 법무법인 광장 대표변호사(전 서울고검)는 “현재도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구속력이 없어 이미 은폐·부실 수사한 경찰이 응할 유인이 없다”며 “이마저 없어지면 경찰 수사에 대한 사법 통제 기능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수사가 잘못됐을 때 이를 바로잡을 시스템이 없어지면 결국 국민적 공분이 큰 사건마다 특검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비정상이 정상처럼 되는 사회로 가는 셈”이라고 경고했다.
임관혁 법무법인 해송 대표변호사(전 서울고검장)는 정치권의 접근 방식 자체가 잘못됐다고 짚었다. 그는 “그간 검찰권 남용 문제는 인지수사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지 송치사건 보완수사의 문제는 아니었다”며 “보완수사는 권한이라기보다 의무의 성격이 강한데 이를 ‘빼앗아야 할 권한’으로 접근하는 프레임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이 검찰과 경찰 사이를 오가며 몇 달, 길게는 6개월 넘게 걸리는 ‘핑퐁 현상’이야말로 실제 부작용”이라며 “지금 개정안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는 커녕 오히려 증폭·고착화하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법이론적 차원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론 토대 자체를 반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소제기는 단순한 절차적 선언이 아니라 국가 형벌권 행사의 개시를 결정하는 최종적·책임적 판단”이라며 “검사가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실질적인 검증 수단을 갖추지 못한다면 공소제기 여부 결정의 정확성은 손상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보완수사권의 존치 여부는 단순한 권한 유지가 아닌 소추권의 실질적 행사 가능성과 직결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번의 잘못된 설계는 단기간의 시행착오로 수습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인권 침해의 결과로 누적된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검은 7일 법무부를 통해 국회에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제출했다. 대검은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검사의 중요한 책무이자 사법 통제 수단”이라며 존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대검은 “검사의 보완수사는 사법경찰관(사경)이 수사를 개시해 송치한 사건의 기소 여부 판단을 위해 보충적으로 이뤄진다”며 “이는 ‘수사·기소 분리’ 취지에 반하지 않고 충실한 공소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존치 문제를 수사기관을 둘러싼 신뢰 문제로 접근하기보다 피해자 관점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장재완 법무법인 우승 대표변호사(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보완수사권은 검찰의 권한을 늘리는 문제가 아니라 경찰 수사에서 부족하거나 누락된 부분을 신속히 메워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장치”라며 “구속기간이 짧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일수록 검·경이 사건을 주고받으며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필요한 부분을 바로 보완하는 것이 결국 피해자에게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폐지를 추진하려면 이를 대체할 장치를 반드시 함께 마련해야 한다”며 “아무 대안 없이 없애기만 한다면 제도 자체가 흔들리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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