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년차 취업준비생인 B씨(26)는 소위 ‘전업 자녀’다. 영어 학원과 스터디, 자기소개서 작성 등 취업 준비를 하는 틈틈히 부모님을 대신해 집안일을 전담하고 있다. B씨는 “작년까지는 취업 준비만 했는데 (준비)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불안감도 커지고 뭐라도 역할이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전공을 살려 광고·홍보쪽으로 알아보고 있는데 채용 공고 자체가 나지 않아 다른 길을 알아봐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이 1년 새 4만명 넘게 줄었다. 하지만 이들이 일자리를 찾은 것은 아니었다. 같은 기간 청년 실업자는 오히려 1만 5000명 가까이 늘었다.
일도 구직도 하지 않던 청년은 줄었지만,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가 구하지 못한 청년은 늘어난 것이다. 경제 성장률이 3%대 후반으로 올라서고 수출이 50% 넘게 늘어나는 등 경제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청년 고용시장에는 온기가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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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9월 15~29세 청년층 실업자는 19만 37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4700명(8.2%)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실업자가 63만 4600명에서 60만 400명으로 3만4200명(5.4%)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까지 넓게 아우른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에서도 흐름은 같았다. 9월 청년 체감실업률은 15.6%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올랐다. 반면 전체 체감실업률은 7.3%로 0.6%포인트 내렸다.
그 결과 청년과 전체의 격차는 7.2%포인트에서 8.2%포인트로 벌어졌다. 올해 1~9월 가운데 8개월 동안 격차가 1년 전보다 커졌다. 일자리를 구해도 충분히 일하지 못하는 청년도 늘었다. 더 일하기를 원하는 단시간 근로 청년(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은 12만6700명으로 8.8% 증가했다.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20대 후반의 사정은 더 나빴다. 9월 25~29세 실업자는 14만2400명으로 1년 전보다 13.8% 늘었고, 실업률은 4.9%에서 5.7%로 0.8%포인트 올랐다. 25~29세 실업률은 올해 9개월 중 8개월 상승했고, 고용률은 8개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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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표는 분명히 좋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년 전보다 3.8%, 2분기는 3.7% 성장했다. 작년 상반기 성장률이 0%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회복세다.
성장을 이끈 것은 수출과 제조업이었다. 올해 1~8월 통관 수출액은 6936억달러로 1년 전보다 52.9%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1분기 7.2%, 2분기 6.7%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의 온기는 청년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국가데이터처 임금근로일자리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9만 2000개 늘었다. 반면 20대 이하 일자리는 7만 6000개(2.6%) 줄었다.
수출 호조의 중심인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제조업 일자리는 1년 전과 거의 같았지만, 20대 이하 제조업 일자리는 2만 6000개(4.2%) 감소했다. 정보통신업에서도 20대 이하 일자리가 8.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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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쉬었음 청년은 36만 4100명으로 1년 전보다 4만 4400명(10.9%) 줄었다. 쉬었음 청년은 그동안 청년 고용 부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번 감소를 고용 개선으로 읽기는 어렵다.
우선 줄어든 쉬었음 청년이 노동시장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같은 기간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는 1만1500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쉬었음을 뺀 나머지 비경제활동 상태는 오히려 3만 2900명 늘어, 쉬었음에서 빠진 청년 상당수가 학업이나 가사 등 다른 비경제활동 상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청년 경제활동참가율도 떨어졌다. 9월 참가율은 46.5%로 1년 전(47.3%)보다 낮았고, 올해 1~9월 내내 전년 같은 달을 밑돌았다. 쉬었음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면 참가율은 올랐어야 한다.
일자리를 찾아 나선 청년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9월 청년 고용률은 44.0%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떨어졌고, 실업자는 늘었다. ‘쉬었음’ 청년은 줄었지만 ‘못 구했음’ 청년은 늘고 있는 것이다.
경기가 살아나는데도 청년 고용이 나아지지 않는 현상은 성장의 과실이 고루 퍼지지 않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체 일자리와 실업 지표가 개선되는 가운데 청년층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청년과 전체의 고용 격차는 오히려 커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조선 등 장치 산업 중심의 수출 회복은 고용 유발 효과가 낮고, 기업들이 경력직 위주의 수시 채용을 선호하면서 신입(20대) 진입 장벽이 높아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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