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위암은 초기에 증상이 없어 정기 위내시경 검진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조기 위암은 완치율이 매우 높지만,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하면 예후가 크게 달라진다.
유혜원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남녀 전체 암 발생 순위 5위를 차지했다”며 “과거보다 발생률이 감소 추세지만 위암은 여전히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암 중 하나”라고 말했다.
위암은 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대부분은 위 점막의 선세포에서 발생하는 위선암이다. 드물게 림프종이나 위장관기질종양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기 위암은 림프절 전이 여부와 관계없이 암세포가 위 점막층이나 점막하층까지만 침범한 상태를 말한다. 이 단계에서 발견하면 내시경 치료나 수술을 통해 높은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식후 지속되는 소화불량, 속 불편감, 원인 모를 체중 감소, 식욕 저하, 혈변이나 흑색변, 빈혈, 반복되는 구역·구토, 삼킴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증상만으로는 위염이나 역류성 식도염과 구분하기 어렵다. 위장약을 복용해도 증상이 2~4주 이상 지속되거나 체중 감소, 흑색변, 빈혈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위 점막에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만성 위염,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이형성증, 위암으로 이어지는 변화에 관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위암의 가족력, 광범위한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 흡연, 짜고 탄 음식의 과다 섭취, 음주, 비만 등이 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축성위염과 장상피화생은 위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전암 병변으로 분류된다. 위축성위염은 만성 염증으로 위 점막이 얇아지고 위샘이 줄어든 상태이며, 장상피화생은 위 점막 세포가 장 점막 세포처럼 변한 상태다. 이러한 병변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로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암 치료는 병기에 따라 달라진다. 림프절 전이가 없고 암이 점막에 국한된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암 병변만 제거하는 내시경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더 진행한 경우 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재발 위험이 높거나 전이성 위암에서는 항암치료와 면역항암제, 표적치료제 등을 활용한다.
조기 위암의 대표적인 내시경 치료법은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 Endoscopic submucosal dissection)이다. 내시경으로 병변의 경계를 확인한 뒤 병변 주변을 표시하고, 점막 아래층에 약물을 주입해 병변을 충분히 부풀어 오르게 한다. 이후 특수 전기장치를 이용해 병변 바깥쪽 점막을 360도로 절개하고 점막하층을 완전히 절제한다.
유 교수는 “내시경 치료의 가장 큰 장점은 위를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위를 절제하지 않고 병변만 제거하므로 신체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이거나 당뇨, 심장병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는 내시경 치료가 중요한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시경 치료 후에도 남아 있는 위에서 새로운 위암이 발생할 수 있어 정기적인 위내시경 추적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이 심한 환자는 검진 주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이 확인되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위암 예방을 위해 제균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위암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 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짜게 먹는 습관을 줄이고 흡연·절주를 실천하는 게 좋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생활 습관만으로 위암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40세 이상이라면 2년마다 위내시경 국가암검진을 꼭 받아야 하며, 위암 가족력, 위축성위염, 장상피화생, 헬리코박터균 감염 등 고위험 요인이 있다면 더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