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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한·멕시코 경제협정 협상 재개해야”…FA-50 방산 협력도 제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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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I 2026.09.24 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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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이후 결실 못 본 FTA 협상…“경제협력에 걸맞은 제도 갖출 때”
멕시코 전투기 현대화 추진 시 FA-50 협력 가능성 제시
아시아·유럽 이어 중남미 시장 주목…기술 이전·현지 생산 언급

[멕시코시티=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멕시코 경제협정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공군이 전투기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경우 한국산 경공격기 FA-50을 양국 방산 협력의 토대로 삼을 수 있다는 구상도 내놨다. 한국 기업 약 500곳이 진출한 멕시코와의 경제 관계를 제도로 뒷받침하고, 협력 분야를 첨단산업과 방산으로 넓히겠다는 제안이다.

이 대통령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지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제 탄탄한 경제협력에 걸맞은 제도적 틀을 갖출 때”라며 “한·멕시코 경제협정 협상을 재개하고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추진하며 투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멕시코를 국빈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08년 이후 결실 못 본 FTA…“교역·투자에 걸맞은 제도 필요”

한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현재 발효된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없다. 양국은 2006년 전략적 경제보완협정(SECA) 협상을 시작했으나 시장 개방 범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국이 중시한 주요 공산품의 관세 인하와 멕시코 정부조달시장 개방에는 멕시코가 소극적이었던 반면, 멕시코는 한국의 민감 농산물에 대한 즉각적인 관세 철폐를 요구했다. 이후 FTA로 협상 수준을 높여 2007년과 2008년 두 차례 공식 협상을 열었지만 중단됐다. 2022년 협상 재개를 선언했으나 협정 체결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협정 부재에 따른 부담은 올해 다시 불거졌다. 멕시코는 지난 1월 1일부터 한국 등 자국과 무역협정을 맺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하는 자동차·부품, 철강, 가전 등 1463개 품목의 관세를 인상했다. 현지 한국 기업들도 관세 인상에 따른 애로를 정부에 전달하는 등 양국간 협정 체결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5월 멕시코 측에 기존 관세 감면 제도의 안정적 운영과 자동차 무관세 수입 쿼터 확대, 가전제품 쿼터 신설 등을 요청한 바 있다.

양국 간 협정이 필요한 것은 교역과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멕시코를 북미 시장을 겨냥한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온 영향이 크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를 한국의 중남미 최대 교역·투자 상대국이자 북미와 중남미 경제를 잇는 핵심 거점으로 평가하면서 “한국 기업에 멕시코는 단순한 생산기지를 넘어 북미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이 위한 전략적 플랫폼”이라고도 의미를 부여했다.

멕시코에서는 약 500개 한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투자액은 약 133억달러, 창출한 일자리는 약 15만개다. 양국이 2005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이후 한국 기업의 멕시코 투자 규모는 26배로 늘었다.

특히 사회보장협정은 현지 파견 근로자의 연금보험료 이중 납부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투자 보호 강화는 멕시코에 공장을 짓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읽힌다. 양국 간 투자보장협정은 이미 2002년 발효됐다.

이 대통령은 산업 협력 대상으로는 반도체와 항공우주, 전기차를 꼽았다. 특히 멕시코의 자동차 산업·공급망과 한국의 배터리·전기차 부품 경쟁력을 결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아의 누에보레온주 전기차 생산시설 투자도 양국 협력 사례로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해 6월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투기 현대화 추진된다면 FA-50이 협력 토대”

방산 분야에서는 이 대통령이 FA-50을 직접 제시했다는 점에서 양국간 전투기 수출 협상이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공군의 전투기 현대화 사업이 추진된다면 한국의 FA-50은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의 토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으로 이어져 멕시코의 산업 기반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FA-50을 포함한 국산 T-50 계열 항공기를 현재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6개국과 수출 계약 맺었다. 폴란드는 2022년 FA-50 48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필리핀은 기존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FA-50 12대를 추가 주문했다. 멕시코와 협력이 성사되면 아시아와 유럽에 이어 중남미로 수출 시장을 넓힐 계기가 될 수 있다.

우주 분야에서는 위성과 발사체 공동사업을,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공동 시범사업과 기술 협력 확대를 제안했다. 멕시코가 AI를 공공서비스 혁신과 제조업 전환에 활용하고 한국도 AI 기반 산업 전환을 추진하는 만큼 양국이 함께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멕시코의 FA-50 도입 결정이나 구체적인 계약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 대통령은 위성과 발사체 분야의 공동사업, 인공지능(AI) 분야의 공동 시범사업과 기술 협력 확대도 제안했다. 양국의 AI 정책과 산업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에너지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올해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때 한국이 도입처 다변화를 위해 멕시코와 협의했고, 멕시코의 협조로 원유 수입을 늘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려울 때 진정한 친구를 알 수 있다”는 말을 인용하며 양국의 신뢰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온라인 사기와 인신매매, 마약 밀매 등 초국가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공공안전 당국의 공조 강화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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