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인지 주가도 올랐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였던 ‘코스피 5000 시대 개막’도 조기에 달성됐습니다.
그런데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느끼는 경기와의 괴리는 큰 듯합니다. 서울의 몇몇 상권을 제외하면 전국적으로 비어 있는 점포가 눈에 띕니다. 서민들을 따뜻하게 하겠다는 목표만큼은 이루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수치를 들춰봤습니다. ‘성장률은 올랐는데 내 사업은 왜 힘들까’라는 주제로 소규모 상가 공실률, 법인파산 신청 건수 등을 따져봤습니다.
결론적으로 공실률은 꾸준히 올랐고, 그 속도가 점차 가팔라지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사업을 포기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그만큼 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인파산 신청 건수도 적지 않은 비율로 늘었습니다. ‘뜨거운 반도체 경기’가 ‘차가워진 내수 경제’를 덥히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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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이후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소규모 상가 공실률을 살펴봤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연평균 공실률은 5.18%로 나타났습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연평균 5.7%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던 시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 7.07%로 훌쩍 뜁니다. 미뤄 짐작하건대, 코로나19 팬데믹 때 한계에 이르렀던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윤 정부 들어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기치로 긴축재정을 추진하려고 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2023~2024년은 비교적 높은 금리가 유지되던 시기로, 소상공인들이 버티기 힘겨웠던 때이기도 합니다.
이 추세는 계속 이어집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8.08%로 올라섭니다. 공실률 변화 폭만 보면 이재명 정부 초기 1년 동안의 상승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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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가격지수의 연평균 증가율은 박근혜 정부 때 0.13%였습니다. 소폭이나마 오르는 추세였다는 뜻입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임대료 가격지수는 꺾입니다. 연평균 하락률이 1.11%로 나타납니다. 이제는 ‘기억 속 상흔’으로 남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이후 정부에서도 임대료 지수는 계속 떨어집니다. 연평균 하락률은 윤석열 정부 때 0.64%, 이재명 정부 때 0.69%였습니다. 윤석열 정부 때는 코로나19 여파와 전 세계적인 긴축의 영향이, 이재명 정부 때는 그 후유증이 누적돼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진작 정책을 썼지만 구조적인 흐름까지 바꾸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물론 오프라인 상가의 공실률 추이만 놓고 내수 경기가 ‘좋니, 나쁘니’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온라인 상거래의 발달로 오프라인 상가를 필요로 하는 수요는 약해지고 있지만, 이미 지어진 상가는 쉽게 줄어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이 2025년 발표한 연구 자료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확산이 점포 소매업의 지역·업체 간 격차를 확대하고, 상가 공실률 상승 등 상업용 부동산 임대업에도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습니다. 국토연구원도 인구 감소와 지역 쇠퇴를 공실 상가와 유휴 부동산 증가의 배경으로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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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예로 2000년대 파죽지세로 확장했던 대형마트가 요새 맥을 못 추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기업 유통업체도 매출 둔화를 넘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삶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도 힘들다…파산 증가
그러면 다른 통계를 볼까요. 경제생활에서 사실상 ‘최후의 수단’인 파산 관련 통계입니다. 2022년부터 법인파산은 계속해서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법원통계월보에서 법인파산 신청 건수를 살펴봤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굉장히 거칠지만 2022년 하반기부터 증가 추세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과 얼추 비슷하게 겹칩니다. 법인들도 전 세계적인 긴축이 시작되던 시기에 사업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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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황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전 세계 금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선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채 금리가 오른다는 얘기는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됩니다. 이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유가 됩니다. 기업들의 채무부담이 커질 수 있게 됩니다.
금리 문제일까, 개인회생도 높은 수준
개인파산과 개인회생은 어떨까요? 이 중 개인회생이 묘하게 법인파산, 공실률과 비슷한 움직임을 보입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봇물 터지듯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조정을 요청하는 개인이 2022년 이후 크게 늘었고, 그 규모가 현 정부 들어서도 줄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개인회생에 영향을 주는 변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여파’가 누적돼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 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2021년에는 추세적으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도 필요한데, 이때가 저금리 구간이었고 정부가 정책금융을 활발하게 공급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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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2023년 금리 상승기의 여파가 누적돼 여전히 남아 있고, 경기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추가적인 금리 상승은 분명 ‘악재’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어떤 기조로 정책을 펼쳐갈지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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