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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나의 꿈을 이룬 무대였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69)가 미국 카네기홀 청중 2800명을 홀렸다.
클래식계 및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 등에 따르면 정경화는 지난 18일(현지 시간) 카네기홀에서 ‘바흐 무반주 전곡’을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2800여 객석을 가득 채운 청중은 숨을 죽인 채 3시간 반이 넘는 대곡에 빠져들었다.
바흐 전곡 연주는 ‘바이올리니스트의 에베레스트 등정’에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힘들고 고독한 여정이다. 정경화 스스로도 20대 때 도전했다가 “준비가 안 됐다”며 물러섰던 곡이기도 하다. 그는 70살을 바라보면서 다시 악보를 잡아 지난 5년을 통째로 ‘바친’ 곡이라고 했다.
정경화는 음악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서보고 싶은 카네기홀 무대만 이번이 20번째다.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서 우승하면서 그해 5월 16일 카네기홀 무대에 처음 섰다. 정경화는 공연 뒤 리셉션에서 “이번 카네기홀 공연이 마지막 전곡 연주”라며 “그래서 더 떨릴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오히려 (내 집이 있는) 뉴욕이 주는 긍정적 에너지와 가족 같은 편안함, 따스함을 공연 내내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경화는 “이 무대로 나의 오랜 꿈을 이뤘다”고도 했다. 2005년 손가락 부상으로 5년 넘게 무대를 떠는 좌절과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카네기홀 무대는 스승 이반 갈라미안 전 줄리아드음악원 교수(1903∼1981)에게 바치는 공연이었다”며 “둘째 아이를 낳고 육아와 바이올린 사이에서 힘들어하던 내게 ‘인생의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조언해 준 스승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덧붙였다. 공연 안내책자에도 스승과 함께 찍은 옛 사진들을 싣고는 ‘교실 밖에서는 멘토였고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고 추억했다.
카네기홀 대극장에서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 6곡 전곡을 하루에 연주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뛰어난 음악적 기술도 필요할 뿐 아니라, 두 차례의 휴식을 거쳐 3시간 반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체력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 클래식계는 곡이 요구하는 ‘체력전’에도 정경화는 시종 여유 있는 모습으로 ‘바이올린의 여제’다운 면모를 가감 없이 보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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