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나상훈 부장판사) 심리에서도 드러났듯,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방통위의 다소 느슨했던 행정 절차가 불신의 여지를 남긴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조직적 범죄’로 구성한 검찰의 기소가 과연 타당한지 여부다.
결심공판과 최후진술이 예정된 9월 1일을 앞두고, 3년 반 이상 이어진 재판은 검찰의 ‘정황 증거’와 피고인 측의 ‘행정적 해석’이 맞서는 법리 공방으로 수렴되고 있다.
|
재판 과정에서 확인된 당시 방통위의 종합편성채널 심사 관리 및 행정 절차는 완벽하게 정교하거나 엄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심사위원의 ‘독립 채점’을 강제하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했던 데다, 그간 종편 등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심사위원장이 종합심사보고서 작성을 위해 전체 심사 결과의 윤곽을 사전에 공유받는 관행도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 전 국장과 B 전 과장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점수 수정 과정과 관련해 A 전 국장이 “안 된다고 해”라고 언급한 대목은 불필요한 오해를 키운 계기로 지목된다.
이후 B 전 과장이 이를 “심사위원회가 허용한 통상적 수정 절차였다”고 설명하면서, 해당 과정이 전반적으로 통상적인 행정 범위 안에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한 절차적 느슨함과 커뮤니케이션 혼선이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논란과 의혹을 자초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적 미흡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인 ‘조직적 점수조작’이나 ‘공무상 비밀누설’로 직결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피고인 측은 점수 수정이 마감 전 심사위원들의 고유 권한 범위 내에서 이뤄진 것이며, “모든 사업자가 과락 없이 총점을 넘겼다”는 심사 결과 공유 역시 다음날 종합심사보고서 작성을 위한 실무상 통상 절차였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심사 점수 수정이 공개된 자리에서 이뤄지고 수정된 증거가 보존됐다는 점은 검찰이 조직적 범죄를 입증하기 어려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퇴출 목적이었다면 왜 살려뒀나”… 흔들리는 범행 동기
검찰은 한 전 위원장이 TV조선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실무진을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핵심 근거로는 A 전 국장이 “TV조선에 과락이 없다”고 보고하자 한 전 위원장이 “미치겠네, 그래서요?”라고 반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의 관계를 “서로 누군지도 모른 채 범행을 저지르는 보이스피싱 범죄와 유사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검찰의 주장에는 이를 직접 뒷받침할 구체적 물증이 부족하다. 더불어 ‘내심(적대적 의도)’에 기반한 해석 역시 구조적으로 설득력이 약하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만약 검찰 주장처럼 특정 방송사 퇴출이 목적이었다면, 점수 수정으로 과락이 발생한 이후 위원장 직권으로 ‘재승인 거부’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직접적인 수단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결론은 방통위 전체회의의 격론 끝에 도출된 ‘3년 조건부 재승인’이었다. 한 전 위원장은 이 결정으로 종편을 즉각 퇴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오히려 진보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사결정 구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제한된 정황과 일부 문자메시지(예: A 전 국장의 “안 된다고 해” 등)를 바탕으로 거대한 공모 구조를 구성한 검찰 논리가 과도하게 확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무리한 기소” 논란과 수사 적법성 공방
이 사건의 기소 과정 자체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법으로 임기가 보장된 방통위원장을 겨냥해 감사원의 고강도 감사를 시작으로 검찰의 전방위 압수수색과 다수의 피의자 신문이 이어졌다는 점에서, ‘무리한 기소’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한 전 위원장 측 변호인은 “2022년 검찰청법 개정으로 공직자범죄가 직접 수사 범위에서 제외됐음에도, 시행령을 통해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죄를 부패범죄로 포함시켜 수사를 개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는 입법 취지를 시행령으로 우회한 것으로, 무효인 규정에 근거한 위법 수사”라며 “따라서 해당 공소는 공소기각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보도설명자료, 허위공문서인가 정당한 소통인가
감사원 감사 착수 직후 방통위가 배포한 보도설명자료를 두고 검찰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를 적용한 부분도 쟁점이다.
이에 대해 피고인 측은 언론의 의혹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기관이 기존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은 정상적인 대언론 소통이라고 반박한다.
특히 한 전 위원장이 해당 보도자료에 반대하는 상임위원들에게 “별도의 반대 입장문을 내시라”고 했고, 실제로 반대 성명이 공개된 사실은 은폐 목적의 공문서 조작이라는 검찰 주장과도 배치된다는 입장이다.
다시 ‘법리의 시간’… 제도 신뢰에도 영향
재판은 법리적으로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가 성립하는지 여부로 좁혀지고 있다. 직접 증거보다 정황과 해석에 크게 의존하는 검찰 논리가, 방통위의 행정적 흠결을 넘어 형사적 고의성을 입증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오는 10~11월 중으로 예상되는 1심 선고는 한 전 위원장과 수십년간 공무원으로 지내온 개인의 유무죄 판단을 넘어, 여야 합의제 행정기관의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사법적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동시에 향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지상파·종편 재승인 정책 전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너 몇기야?" 해병대 트로트 왕세자 정동원 사는 곳 어디?[누구집]](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500057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