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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1997년 영국에선 ‘늙고 고루한 영국’을 바꿔보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음악·패션·예술 등을 선도하는 영국의 젊은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쿨 브리타니아(Cool Britannia)’, 이른바 ‘멋진 영국’이란 슬로건이었다. 사실 이는 영국 전 총리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에서 내건 정책의 일환이었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문화 분야에 힘을 실어 침체된 경제를 일으켜보자는 자구책이었던 셈이다.
‘쿨 브리타니아’란 구호는 어쨌든 성공적이었다. 여기서 시작된 변화는 특히 영국 미술계에 새바람을 일으켰고, 세계적으로 주목받게 된 젊은 현대미술가 그룹 ‘yBa(young British artists)’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됐다. 생존 작가 중 최고 작품가를 기록하고 있는 데미안 허스트를 앞세운 영국 젊은 작가군이 이 시기에 급부상했으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yBa는 어디에 내놔도 영국 현대미술을 대표할 수 있는 그룹이 됐다.
21세기 현대미술계를 틀어쥔 yBa 주요 작가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쿨 브리타니아’를 테마로 세우고 세계서 주목받는 6명 미술가의 작품으로 꾸린 그룹전이다. 27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에 맞춰 기획됐다. 출품작가들은 안토니 곰리, 트레이시 에민, 마크 퀸, 사라 모리스, 게리 흄, 할란드 밀러. 신작 위주로 선정해 옮겨왔다. 1994년 영국 현대미술가상인 ‘터너상’을 수상한 안토니 곰리만 1950년생일 뿐 나머지는 60년대 태어난 40대 작가들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영국 현대미술의 특징은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실험을 포기하지 않는 이원성의 조화에 있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인본 등 관례적이고 익숙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색적이고 돌발적인 방법론을 적용한다는 거다. 특히 매체나 이미지의 다중화 또 시각적 충격을 곁들여, 고전적 감성을 품는 현대적 직관을 수시로 넘나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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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 곰리(62)는 자신의 몸을 주물로 본 떠 제작한 설치작품을 세웠다. 그에게 신체는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다. 곰리와 대조적으로 트레이시 에민(47)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모티브로 삼는다. 네온사인을 이용한 텍스트 작업은 누군가를 향한 강렬하고 직설적인 소통이다.
탄생을 은유하는 꽃과 식물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조각작품은 마크 퀸(48)의 것이다. 생명의 고귀함이 그를 움직이는 주제다. 영국 출신 미국작가인 사라 모리스(45)는 기하학적 추상화로 유명하다. 도시나 빌딩, 클립이나 코일 등 특정 형상에서 받은 영감을 반복적인 형태로 재창조한 회화를 선뵌다.
게리 흄(50)은 공공장소의 문을 그림으로 그려내 이목을 끈 작가다. 이번엔 대중문화의 복제물을 그린 회화와 조각을 내놨다. 캔버스 대신 알루미늄, 물감 대신 광택 페인트를 사용해 인공적인 색채의 아름다움을 피력한다. 할란드 밀러(48)의 작품엔 유머와 냉소가 번뜩인다. 영국 유명 클래식 출판사인 ‘펭귄북스’의 겉표지가 소재. 제목자리에 시니컬한 텍스트를 삽입했다. 고전의 진부함을 버리고 참신한 의미를 적극적으로 입혀낸 회화작품을 걸었다.
8월19일까지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 02-228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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