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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 "'아시아의 서클이 목표…'한국판 리닷페이' 이달말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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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I 2026.08.13 05: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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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프론티어랩스' 파이퍼 폴 킴 의장 인터뷰
FYUSD 준비금 수익 한국 경제 재투자
韓 기관시장 1순위 타깃…아시아로 확장
외인 스테이블코인 원화 결제 서비스 추진
스테이블코인→선불수단→카드결제 구조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달러 스테이블코인 FYUSD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한국 경제에 이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이 모델을 인정받은 뒤 아시아 각국으로 사업을 확대해 현지 경제와 함께 성장하는 디지털 금융 플랫폼 ‘아시아판 서클’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주도로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이어오고 있는 뉴프론티어랩스를 이끄는 폴 킴 파이퍼 의장은 최근 서울 삼성역 파르나스센터 뉴프론티어랩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이 같은 파이퍼만의 철학을 밝혔다.

파이퍼는 미국에 법인을 둔 뉴프론티어랩스가 내놓은 온체인 파이낸스 플랫폼으로,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비트고(BitGo)와 협력해 지난 4월 달러 스테이블코인 FYUSD을 내놓았다. 미국 지니어스법을 따르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지만 아시아 시장을 타깃한다. 경쟁력은 FYUSD 준비금 운용수익 재투자에서 나온다.

그는 “한국이 파이퍼의 1순위 시장”이라며 “국내 기관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달러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준비금 운용수익이 해외 사업자나 주주에게 돌아가는 데 이는 실질적인 국부 유출”이라며 “준비금에서 발생한 수익으로 한국 국채를 매입하거나 정부가 원하는 영역에 재투자하는 구조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FYUSD의 실사용처를 확대하기 위한 이른바 ‘한국판 리닷페이’ 서비스도 이르면 8월 말 선보일 계획이다. 외국인이 보유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원화 선불수단으로 전환해 국내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현재 선불결제·외환송금 사업자와 카드사 등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외국인은 많지만 이를 국내에서 자유롭고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하다”며 “이용자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제대금을 받는 가맹점은 국내 사업자인 만큼 소상공인과 실물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폴 킴 파이퍼 의장이 서울 삼성역 파르나스센터 뉴프론티어랩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프론티어랩스)
폴 킴 파이퍼 의장이 서울 삼성역 파르나스센터 뉴프론티어랩스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프론티어랩스)
다음은 폴 킴 의장과 일문일답이다.

-금융권에서 일하다 디지털자산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가.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에서 약 7년간 채권 펀드매니저로 근무했다. 주로 국민연금 등 기관 자금으로 해외 투자를 했는데 당시 원화 자금을 달러로 바꾸고 환헤지하는 일을 많이 다뤘다. 이후 뉴욕대 스턴에서 공부하던 2016년께 토큰화를 처음 접했고 모든 자산이 토큰화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 빗썸 싱가포르 법인에서 일하면서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시장에 들어오는 모습을 봤다. 가상자산이 금융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파이퍼를 창업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처음에는 테더나 서클 같은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한국에서 유통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글로벌 사업자들과 논의하면서 한국 시장에 관심은 많아도 한국 규제에 직접 맞추거나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 맞는 달러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송금이나 결제만 지원하는 스테이블코인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결제와 자산 운용, 수익 창출까지 하나의 흐름 안에서 연결돼 ‘돈이 일하는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

-FYUSD는 어떤 스테이블코인인가.

△FYUSD는 파이퍼가 비트고(BitGo)와 협력해 발행과 보관 체계를 구축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다. 미국 지니어스법안 규제를 준수하는 구조로 설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술 사업인 동시에 라이선스와 컴플라이언스가 중요한 금융 사업이다. 최근 강화된 미국 규제 환경에 맞는 발행·수탁·준비금 관리 구조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기관급 디지털 금융 인프라인 콘크리트(Concrete)와 협력해 디지털자산을 다양한 온체인 운용 전략에 연결할 수 있는 환경도 구축하고 있다.

-FYUSD만의 경쟁력은.

△파이퍼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그랩에 투자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현지 시장에 기여하면서 성장하는 방식이었다. 우버와 경쟁하면서 현지 운전자에게 금융 지원과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했다. 부족한 현지 인프라도 기업이 함께 보완했다. 당시 동남아에서는 은행 계좌가 없는 사람이 많았다. 그랩은 단순 택시회사가 아니라 결제와 보험, 예금까지 연결하는 금융회사를 지향했다. 현지 생태계에 기여하면 글로벌 기업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봤다. 파이퍼 역시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팔아 수익만 해외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에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다시 그 나라 경제에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방안은.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을 한국에 재투자하는 방식이다. 1달러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면 이에 대응하는 준비금은 미국 규제에 맞춰 달러 자산으로 운용해야 한다.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준비금 운용수익이 해외 사업자나 주주에게 돌아간다. 그 기회비용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도 실질적인 국부 유출이라고 본다. 준비금에서 발생한 수익을 한국으로 가져와 국채를 매입하거나 향후 정부가 원하는 영역에 재투자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 한국에서 스테이블코인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한국 경제에도 이익이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파이퍼의 주요 타깃 시장은.

△아시아다. 환율 변동성이 크고 달러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실질적으로 경제에 기여할 여지가 더 크다. 한국에서 먼저 인정받고 이후 아시아 각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기본 전략이다. 기관 시장은 제가 가장 잘 알고 경험해본 시장이다. 한번 열리면 굉장히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프랭클린템플턴에서 해외 펀드를 국내 기관에 공급할 당시 처음에는 가입 규모가 1000억~2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어느 순간 시장이 열리면서 10조~20조원 단위로 빠르게 커지는 것을 경험했다. 한국에서도 증권사와 거래소들이 토큰증권과 디지털자산 기관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제도가 열리면 기관 자금이 빠르게 들어올 수 있다고 본다.

-서클이나 테더가 직접 한국에 들어오면 경쟁자가 되는 것 아닌가.

△직접 한국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사업한다면 경쟁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경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글로벌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한국에 들어오려면 원화와 달러 사이의 유동성을 연결할 로컬 사업자가 필요하다. 파이퍼가 한국의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그 역할을 한다면 오히려 서클이나 다른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의 한국 진입을 지원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외국 사업자가 한국의 원화 유동성에 접근하려면 업비트나 빗썸 같은 국내 사업자를 거치는 것처럼 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도 한국 유동성으로 들어오는 관문 역할을 하고 싶다.

-한국 이외에 실제 사업을 논의하는 국가도 있나.

△스리랑카, 우간다 등과 소통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경우 한국에서 스리랑카로 송금되는 자금이 연간 약 4조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환전과 송금에 드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송금 비용을 낮추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 일부를 스리랑카 경제에 다시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현지에서도 채택할 유인이 있다고 본다. 우간다는 달러 확보가 쉽지 않아 외환과 환율 변동성 문제가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가치에 접근할 수 있는 수단이자 환율 변동성을 완충하는 장치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업은.

△8월 말~9월 초 출시를 목표로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이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을 원화 결제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면 수수료 부담이 크다. 해외 이용자 가운데는 이미 자신의 지갑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한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를 한국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하다. 외국인이 여권 등을 기반으로 DID(분산신원인증)와 KYC(고객확인)를 거쳐 자신의 지갑에 있는 스테이블코인을 등록하면 이를 원화 선불수단으로 전환하고 국내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FYUSD가 주요 결제통화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른바 ‘한국판 리닷페이’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다만 파이퍼는 국내 규제에 맞춰 관련 라이선스를 가진 사업자들과 함께 서비스를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 선불결제 관련 라이선스를 보유한 사업자와 외환송금 라이선스를 가진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고 중간에서 상품권을 유통할 수 있는 국내 상장사도 함께하고 있다. 국내 대형 카드사와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파이퍼는 스테이블코인을 공급하고 달러로 전환하는 발행자 역할을 맡는다. 외국인이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해 결제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제대금을 받는 가맹점은 국내 사업자이기 때문에 한국 소상공인과 실물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는 구조다.

-AI 에이전트 경제에서 구상하고 있는 파이퍼의 사업은.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시장 가운데 하나가 에이전트 커머스라고 본다. AI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신해 경제활동을 하려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가능한 돈이 필요하다. 기존 은행 계좌의 돈은 스마트컨트랙트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은 조건을 프로그램하고 자동으로 거래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결국 AI 에이전트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고 다른 에이전트와 거래하는 시대가 오면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퍼는 향후 이런 프로그래머블 스테이블코인을 거래할 수 있는 전용 체인 ‘스케일’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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