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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첫 공식 언론 간담회에 나선 김 대표가 제시한 변화의 핵심은 광고 제작을 넘어 콘텐츠와 데이터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시네마바이브랜드는 브랜드가 제작비를 지원하고 영화감독이 창작의 주도권을 갖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다.
김 대표는 “사람들은 이제 광고와 콘텐츠를 구분해서 보지 않는다”며 “브랜드가 만든 콘텐츠를 하나의 엔터테인먼트로 받아들인다면 광고회사에도 새로운 돌파구이자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밤낚시’ 성공에서 출발…브랜드와 창작자 잇는다
이노션이 콘텐츠 사업 확대에 나선 계기는 배우 손석구가 출연한 단편영화 ‘밤낚시’의 성공이다. 이노션이 제작에 참여한 이 작품은 13분 분량으로 극장에서 1000원의 관람료를 받고 개봉해 호응을 얻었다. 당초 2~3주로 예정했던 상영 기간은 6주 이상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도 수상했다.
김 대표는 “광고를 30년 동안 하면서 제가 만든 것을 사람들이 돈을 내고 보게 하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며 “밤낚시를 통해 콘텐츠의 완성도가 높다면 소비자들이 브랜드가 만든 작품에도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노션은 올해 초부터 부산국제영화제 측과 협의해 브랜드와 영화 창작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구축에 나섰다.
이노션과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이 공동 기획한 시네마바이브랜드는 브랜드가 투자자로 참여하되 감독의 창작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간접광고(PPL)처럼 상품이나 로고를 노출하는 대신 브랜드의 철학과 가치를 영화적 이야기로 풀어낸다.
그는 “브랜드에는 스폰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했고, 감독들에게는 창작의 자유를 지킬 수 있도록 이노션이 중간에서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며 “마케팅 영역 밖의 창작자들을 연결하는 것도 광고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첫 파트너 한화…‘우주 태양광’ 소재 영화 3편 제작
시네마바이브랜드의 첫 번째 파트너는 한화그룹이다. 한화는 미래 에너지 기술인 ‘우주 태양광’을 주제로 제시했으며, 감독들은 이를 바탕으로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각자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박지영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부사장은 같은 날 부산국제영화제 ACFM 특별 세션에서 “한화는 에너지와 우주항공,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을 영위하지만 일반 소비자와의 접점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방법을 고민하던 중 기다리던 플랫폼이라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후장대 산업을 영위하는 한화가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하나의 실험”이라며 “기술과 사업을 영화로 풀어냈을 때 대중과 어떻게 교감할 수 있을지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8개국 감독 60명이 기획안을 제출했으며, 영화계 전문가들의 심사와 최종 피칭을 거쳐 3개 작품이 선정됐다. 말레이시아의 에드먼드 여 감독과 한국의 홍의정·이진호 감독이 각각 우주 태양광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한다.
박 부사장은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한화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속가능한 미래에 대한 비전을 느끼고, 기업과 창작자가 서로의 영역을 확장하는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노션은 시네마바이브랜드를 매년 운영하며 참여 기업을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화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다큐멘터리 등으로 장르도 넓힌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내년, 내후년에는 더 다양한 브랜드와 창작자들이 새로운 화법으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ACFM과 함께 오래 지속되는 플랫폼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변하는 광고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이노션의 사업 전환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기존 광고 제작·집행 중심의 사업에서 벗어나 콘텐츠 제작·유통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AI를 활용한 데이터·미디어 사업 고도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 1년은 조직의 효율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기반을 마련하는 시간이었다”며 “콘텐츠 비즈니스와 AI를 통한 데이터·미디어 고도화에 집중해 내년부터는 보다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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