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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도 보상 못 받는다”…AI 데이터센터 ‘보험 공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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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08.08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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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5대 빅테크 설비투자 6000억달러 돌파 전망
보험가액 최대 300억달러로 급증…감당 가능 영역 넘어
건설·운영보험 사이 공백도 문제…무보험 상태 놓여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지만 값비싼 초대형 설비를 기존 보험 체계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화재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실이 너무 커서 기존 보험 체계에서 그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특히 건설이 끝난 뒤 본격 가동 전까지 이어지는 ‘시운전 기간’에는 서버와 핵심 장비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보장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7일 보험연구원은 ‘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보장 공백’ 보고서를 발간하며 보험·재보험 시장의 보장 능력이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재보험사 스위스리(Swiss Re)는 글로벌 5대 빅테크 기업의 올해 데이터센터 설비투자가 6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약 75%인 4500억달러가 서버와 그래픽 처리 장치(GPU) 등 물리 인프라에 투입된다. 건물보다도 AI 서버와 GPU같은 비싼 장비에 대부분의 돈이 들어간다는 의미다.

주목할 것은 대형 데이터센터의 보험가액(보험의 대상이 되는 재산의 실제 가치)이 건설 단계에서만 100억~300억달러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현재 보험·재보험 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결국 보험·재보험 업계가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보장할 수 있는 정도를 넘게 된다.

건설 보험이 종료된 이후 운영 보험이 시작되기 전까지 발생하는 ‘보험 공백’도 문제다. 보고서는 건물 준공 이후 서버 장비를 시험 가동하는 시운전 기간에는 건설보험의 보장 기간은 끝났지만 재산종합보험(운영보험)은 아직 개시되지 않아 고가의 서버 장비가 사실상 무보험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한 곳에 수조원 규모의 장비가 투입되는 만큼 화재나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 규모도 막대할 수 있다.

AI 데이터센터 특유의 신종 위험도 기존 보험 체계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기존 데이터센터는 납산 배터리를 별도 공간에 설치했지만 AI 데이터센터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서버 랙 내부에 탑재하는 구조가 확산하면서 과열 시 연쇄 발화(열폭주) 위험이 커졌다.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서버 내부로 냉각액을 직접 순환시키는 방식도 늘고 있는데, 냉각액 누출에 따른 침수 피해는 기존 수해 담보와 구분이 어려워 보장 여부가 불명확할 수 있다.

보험업계도 대응에 나서고 있다. 리스크가 큰 만큼 보험업계에게는 새로이 생긴 ‘큰 손’ 고객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보험중개사 에이온(Aon)과 마시(Marsh)는 건설부터 운영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계약으로 보장하는 데이터센터 전용 보험 프로그램을 출시하며 보장 공백을 줄이려 하고 있다.

김진억 보험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26~2030년 사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보험료 합계는 13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데이터센터 보험이 손해보험 업계의 새로운 성장 분야로 자리 잡고 있다”며 “현행 화재보험의 데이터센터 업종 분류 기준과 전용 보험 인수 기준이 이러한 대형 시설에 적합한지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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