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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만 사는 코스피는 한계”…프랭클린템플턴 “잠자는 한국 호랑이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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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엽 기자I 2026.07.06 09:07:55

한국 증시, 아시아 내 매력적 투자처 평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엔 경계 필요
방산·조선·원전·로봇·전력설비 기회 주목
레버리지 ETF 변동성엔 분할매수·헤지 제안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이 한국 증시에 대해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라고 평가하면서도, 단순히 지수를 따라 사는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로 쏠림이 심화된 만큼 방산, 조선, 원전, 로봇, 전력설비 등 저평가된 우량주를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프랭클린템플턴은 6일 크리스티 탠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가의 한국 증시 투자전략 논평을 통해 “한국 증시는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매력적인 주식 투자처 중 하나이지만, 이제 단순히 지수를 사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탠 프랭클린템플턴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가 (사진=프랭클린템플턴)
크리스티 탠 프랭클린템플턴 리서치센터 글로벌 투자전략가 (사진=프랭클린템플턴)
탠 전략가는 최근 한국 증시 랠리가 인공지능(AI) 주도 반도체 실적 사이클과 정치적 안정, 개인 투자자들의 강한 매수세에 힘입어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최근 주가 조정과 한국의 MSCI 신흥국 지수 잔류는 한국 증시의 상승 잠재력과 구조적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고 짚었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를 ‘눈부신 공작새’ 같은 반도체 기업과 ‘잠자는 한국 호랑이’가 함께 있는 시장으로 비유했다. AI 수요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슈퍼사이클로 반도체 기업의 실적 전망이 급격히 개선됐지만, 투자자들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동일한 AI 수혜주로 묶어 봐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가 HBM 리더십을 굳힌 반면 삼성전자는 여전히 실행 격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반도체 쏠림이다. 프랭클린템플턴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의 약 53%를 차지하고 있다. 5월 기준 두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 수익률은 약 5%에 그친 반면 코스피 전체 지수는 29% 상승했다. 시장 전반이 고르게 강세를 보였다기보다는 반도체 업종에 상승 모멘텀이 집중됐다는 의미다.

탠 전략가는 “바로 그 안에 잠자는 호랑이가 있다”며 “지수를 주도하는 대형주에 가려진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의 약 3분의 2가 장부가치 미만에서 거래되고 있고, 약 41%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5배 이하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투자 기회가 반도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방산, 조선, 원전, 로봇, 전력설비 등은 미국의 재산업화와 글로벌 공급망 투자 확대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섹터로 꼽았다. 이들 업종은 반도체 모멘텀에만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높아진 한국의 지정학적·산업적 위상에 투자할 수 있는 통로라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변동성 장세를 감안하면 포트폴리오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개별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파생상품 영향으로 정상적인 차익실현 매물이 순식간에 기계적 반대매매로 바뀔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자금 흐름이 단순한 심리 지표를 넘어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종목별 투자 비중을 낮추고 단계별 분할매수 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리스크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매수세가 집중된 반도체 보유 종목에는 헤지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탠 전략가는 “한국 증시는 여전히 주목할 가치가 있지만 투자 전략은 달라져야 한다”며 “공작새는 선별적으로 담되, 이제는 호랑이를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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