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내 대표 관광지인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숙박과 휴양, 야간관광, 문화체험을 결합한 복합 관광거점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국제행사 개최 효과를 일회성 방문 수요에 그치지 않고 지역 내 소비와 투자,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경주 외국인 관광객 19.6% 증가…경북 전역으로 확산
29일 경북문화관광공사가 한국관광데이터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9월 경주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116만2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증가했다.
경북 전체 외국인 방문객도 같은 기간 465만6000여명으로 전년 동기 405만여명 대비 15% 늘었다. 경북 전체 방문객 가운데 경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25%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 방문객 증가세가 경주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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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리단길과 대릉원, 첨성대 등 역사문화 관광지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 수요가 보문관광단지의 숙박·휴양 시설과 연계되고, 안동 등 인근 지역으로 연결될 경우 관광객의 체류기간과 소비 규모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외국인 방문객 증가가 전적으로 APEC 개최 효과에 따른 것인지는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방한 관광시장 전반의 회복세와 국제선 접근성, 관광 콘텐츠 변화 등 다른 요인도 함께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50년 보문단지의 변신…5000억원 민간투자로 관광산업 재편
경북 관광산업 변화의 중심에는 보문관광단지가 있다. 국내 1호 관광단지로 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보문단지는 지난해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대대적인 관광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국비 등을 포함한 총 150억원 규모의 야간경관 개선사업을 추진했다. 보문호반광장에 APEC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를 조성하고 산책로와 주요 교량의 경관조명을 정비했다.
국제행사를 위해 조성한 기반시설을 시민과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관광자산으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간 관광에 치우쳤던 보문단지에 야간 볼거리와 체험 요소를 추가해 체류시간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민간투자 유치를 통한 관광시설 다변화도 추진되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보문단지 내 10개 기업과 체결한 민간투자 상생협약 규모는 약 5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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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산업의 경쟁력이 단순 방문객 수에서 체류기간과 관광소비액,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볼거리 넘어 먹거리까지…경북 관광 콘텐츠 확대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경주의 국제적 인지도를 경북 전역의 관광 수요로 확산시키기 위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음식, 자연환경을 결합한 관광 콘텐츠 발굴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여행 유형별 관광지를 소개하는 ‘경북여행 MVTI’와 향토음식·제철 식재료를 관광상품과 연계하는 ‘경북 미식여행 METI’다. 관광객에게 단순히 방문할 장소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음식과 문화, 생활방식을 여행의 목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다.
특히 미식관광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육성하고 있다. 공사는 지난 9월 청도군과 미식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책자문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해외 식품관광 로드쇼를 통해 경북의 식문화를 알리고, ‘K-디저트 & 차문화 페스타’ 등 체험형 관광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관광 콘텐츠 확장은 지역 농식품과 외식업, 숙박업, 관광서비스업의 동반 성장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경주와 안동, 청도 등 지역별 특색을 살린 관광상품을 연계한다면 특정 관광지에 집중된 방문 수요를 분산하고 관광 소비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APEC 1주년 기념행사 잇따라…‘야간관광 도시’ 도약
APEC 정상회의 개최 1주년을 맞아 경주에서는 국제행사의 유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30~31일 경주엑스포대공원 선덕광장에서는 ‘2026 경주 APEC 메모리얼 페스타’가 열린다.
APEC 회원국을 비롯한 국내외 청년들이 참여하는 모의 정상회담 상호 협약식과 세계문화홍보관, K-뷰티 체험, K-컬처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31일에는 경주엑스포대공원이 ‘경주 APEC 기념공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고, APEC 정상회의의 역사적 의미를 담은 기념관도 개관한다. 같은 날 보문관광단지에서는 세계적인 캐릭터 ‘월리를 찾아라’와 연계한 ‘보문 나이트런 with 월리’가 열린다.
10㎞ 러닝과 5㎞ 슬로우 러닝 등 약 5000명 규모로 마련되며 드론 라이트쇼와 불꽃놀이도 예정돼 있다.
공사는 앞으로 보문호를 둘러싼 9.5㎞ 산책로에 ‘빛의 루트(Night Trail)’ 등 야간관광 콘텐츠를 확충해 보문단지를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관광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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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개최 이후 나타난 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민간투자 확대 움직임은 경북 관광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성과를 위해서는 관광객 수 증가를 넘어 지역 내 소비 확대와 민간투자 실행,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특히 관광객의 평균 체류기간과 숙박률, 1인당 소비액, 지역 관광사업체 매출 등의 변화를 함께 살펴봐야 APEC 개최에 따른 실질적인 경제적 파급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경주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경북의 다른 시·군으로 분산할 수 있는 광역 관광교통망과 연계 관광상품 개발 역시 과제로 꼽힌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APEC을 통해 확보한 국제적 인지도와 관광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천년 전 국제도시 서라벌이 지녔던 개방성과 포용력의 DNA가 APEC을 계기로 오늘날 세계인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며 “지난 1년간 다진 규제 혁신과 민간 투자 성과를 발판 삼아 방문객들이 머물며 감동을 느끼는 ‘글로벌 K-관광 허브’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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