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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전북은행, 국내 은행권 최초 비트코인 연계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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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I 2026.10.12 09: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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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이 직접 가상자산 보유하지 않고 담보로 활용토록
개정 민사집행규칙 상 매각절차로 담보 회수구조 마련
현행 법·제도 내 가상자산 제도권 금융 활용 모델 제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JB금융지주(175330) 산하 전북은행이 국내 은행권 중에서는 처음으로 디지털자산 연계 원화대출을 선보였다. 초기에는 법인고객을 상대로 비트코인만을 대상으로 사업운영자금 조달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실시하되, 향후 규제 변화와 시장 수요를 감안해 확대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전북은행 본사 전경
전북은행 본사 전경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북은행은 디지털자산 연계 원화대출을 취급했다. 담보 비트코인은 전문 보관·관리업자의 관리체계 내에서 보관, 전북은행은 가상자산 자체의 소유권이나 직접적인 관리권을 갖지 않는 방식이다. 당장에는 대출 대상 자산을 비트코인에만 한정하고, 대출금의 용도도 기업의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제한했다.

비트코인만을 대출 대상 자산으로 결정한 건, 비트코인이 가상자산 중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가장 커 가격 발견 기능과 벤치마크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했다. 실제 전북은행은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비트코인 가격 급락 국면에서도 담보로서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했고, 높은 유동성 덕에 회수 시점에서도 현금화하기 수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가상자산 연계 대출은 해외 금융기관들에겐 그리 낮설지 않은 상품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지난 3월에 이미 기관 고객들을 대상으로 비트코인 담보 대출을 개시했고, 스위스 시그넘뱅크도 동일한 여신을 실행하고 있다.

담보권 실행 단계에서 은행이 가상자산을 직접 취득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이달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사집행규칙은 가상자산 이전청구권에 대한 압류·현금화 및 담보권 실행 절차를 마련하고, 매각명령 등을 통해 가상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북은행은 채무불이행 등 담보권 실행사유가 발생하더라도 가상자산을 직접 이전받지 않고 법원의 매각명령 등 집행절차를 거쳐 현금화한 뒤, 그 매각대금으로 대출채권을 회수하는 구조를 적용했다.

가상자산 보관 주체는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로 한정해 안정성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신고 사업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트래블룰을 이행해야 하며,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른 △분리 보관, △콜드월렛 보관 비율 유지, △보험 가입 또는 준비금 적립 의무 등을 준수한다. 보관 안전성이 법령으로 보장되는 셈으로, 은행이 지갑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 관련 리스크도 원천 차단된다.

자체 가치산정 체계도 구축했다. 전북은행은 디지털자산 전용 평가기준을 은행권 최초로 수립했다. 단일 디지털자산 거래소의 시세 왜곡을 방지하고자 복수 글로벌 거래소 가격을 가중평균한 지수와 시장 변동성 지표의 중앙값을 기준가격으로 삼았다. 산출 공식과 구성 내역이 외부에 공개된 기준을 채택해 대외 신뢰도도 높였다.

현재 디지털자산 관련 후속 입법 논의가 진행되는 등 가상자산에 관한 제도 정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출은 현행 법·제도 범위 내에서 은행 여신에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모델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전북은행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여신 및 리스크 관리 역량을 축적하고, 향후 제도 변화에 맞춰 담보가치 모니터링과 회수 체계 등 디지털자산 금융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비트코인 연계 대출은 박춘원 행장이 제시했던 ‘크립토 뱅크’ 비전의 첫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행장은 디지털자산을 차세대 금융 인프라의 핵심 자산으로 보고, 글로벌 금융권의 제도권 편입 흐름에 맞춰 선제적으로 역량을 축적해왔다.

전북은행은 그간 지방은행 중 유일하게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하는 등 디지털자산 분야의 금융 인프라와 관련한 경험을 축적해 왔다. 블록체인 및 디지털자산 분야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지급·결제와 송금,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사업 검토와 기술검증(PoC)을 수행해 왔다. 또 외부 전문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법정화폐 계좌와 디지털자산 지갑이 하나의 UI·UX 안에서 구현되는 ‘올인원 월렛’ 구축도 준비하고 있다.

정상훈 전북은행 디지털본부 부행장은 “이번 대출은 현행 법과 제도 내에서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기존 은행 여신과 담보관리 체계를 활용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와 회수 구조를 설계한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앞으로 관련 법·제도 변화에 맞춰 디지털자산 금융 역량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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