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광고는 단순히 이용자들의 불편함을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납치광고와 관련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8%가 “납치광고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납치광고란 온라인으로 기사를 보거나 커뮤니티 게시글을 보고 있는 도중에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특정 앱이나 쇼핑몰 화면으로 강제 이동시키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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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쿠팡 파트너스 광고 링크(URL)는 약 6만개에 달했다. 이 중 납치광고로 적발된 도메인 수는 월평균 2200개 수준이다.
쿠팡의 납치광고가 유독 많은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먼저 쿠팡의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인 쿠팡 파트너스의 진입 장벽이 없다는 점이다.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로 블로그 등 온라인 광고 지면을 운영하는 개인이나 기업이 쿠팡파트너스에 가입해 쿠팡 상품을 홍보하고 광고 링크·배너를 통해 구매가 발생하면 구매 금액의 3%를 수수료로 받는다.
손명수 의원은 “쿠팡은 국내 플랫폼 중 가장 광범위하고 고도화된 제휴 마케팅 시스템으로 이커머스시장을 장악해 납치광고가 현저히 많이 발생하는 구조를 키웠다”며 “납치광고를 가능하게 하는 쿠팡 파트너스의 본질이 쿠팡의 독과점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것이 계속 닭과 달걀처럼 서로의 원인과 결과로 작용하며 소비자의 권익 침해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키 시스템의 맹점도 또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소비자가 쿠팡 납치광고 링크나 배너에 한 번 접속하면 웹브라우저가 로그인 정보나 사이트 설정을 기억하도록 하는 쿠키가 24시간동안 남는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쿠팡 납치광고 링크나 배너에서 빠져나왔다가 몇 시간 후 쿠팡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납치광고 제품과 무관한 제품을 구매해도 쿠팡파트너스의 실적으로 잡힌다”며 “쿠팡파트너스가 납치광고 링크나 배너에 한 번만 소비자의 쿠키를 저장시키면 24시간동안 구매한 금액의 3%를 수수료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 파트너스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납치광고 쿠키 기술 자체도 어렵지 않기 때문에 악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 파트너스의 다단계 광고 구조도 한몫하고 있다. 쿠팡이 쿠팡 파트너스 가입자(개인·기업)에게 광고를 맡기면 쿠팡 파트너스 가입자가 네트워크 마케팅 대행사에 재하청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된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다단계 광고 구조로 끝단에 누군가가 악성스크립트를 심으면 추적이 어렵다”며 “이 때문에 플랫폼이 방치 아닌 방치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쿠팡 입장에서 수익이 된다는 점도 납치광고를 근절시키지 못하는 이유로 꼽힌다. 이미 국민의 대다수가 쿠팡 고객임에도 높은 보상으로 제휴 마케팅 프로그램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 실제 납치광고는 이커머스 업계의 주요 평가지표인 일일활성이용자수(DAU)와 월간활성이용자수(MAU)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쿠팡의 MAU는 압도적 1위인 약 3300만명으로 2위 약 900만명과 격차가 매우 크다”며 “DAU와 MAU가 광고 단가 책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쿠팡 입장에서 나쁠 것이 없다. 업계에서는 납치광고로 인한 허수도 꽤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납치광고와 관련해 대형 플랫폼에 책임을 강하게 물리고 있다. 일례로 유럽연합(EU)은 디지털서비스법을 통해 납치광고 등 소비자 판단을 왜곡하는 다크패턴 인터페이스(사용자가 의도하지 않거나 원하지 않는 선택을 하도록 설계된 온라인 사용자 환경) 설계 자체를 금지한다. 대형 플랫폼이 이를 위반할 경우 연간 매출의 최대 6% 과징금을 부과한다.
반면 국내의 경우 납치광고에 대한 법적 허점이 존재한다. 현행법(전기통신사업법)의 경우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제 50조 제 1항)은 있지만 납치광고를 직접 규율할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쿠팡 측은 2022년부터 탐지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 납치광고를 유발하는 쿠팡 파트너스를 제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쿠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광장 측은 “납치광고는 3% 수수료를 노린 일부 쿠팡 파트너스의 일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