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차하는 CNG 버스는 친환경차량 보급 확대기조에 따라 전기·수소버스 등 무공해 버스로 대체할 예정이지만 충전소 부지 설치가 마땅치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폐차할 CNG 버스 수요를 수소·전기버스가 곧바로 대체하지 않으면 시내버스 수가 부족해져 배차 간격이 길어지는 등 시민 불편이 예상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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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이데일리의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자동차는 올해 초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CNG 버스 주요 부품 공급사의 단산(제조 중단)으로 인해 재고 물량으로 긴급수요 대응 중인 상황”이라며 “내년 중 CNG 버스 공급 중단이 예상된다”고 CNG 버스 생산의 축소 또는 중단 가능성을 안내했다.
서울시내버스 7383대 중 70.7%(7월말 기준)는 CNG버스(5221대)다. CNG버스의 83.5%(4360대)는 현대차가 납품한 차량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노후화 등의 이유로 올해 대폐차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766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CNG버스는 연평균 255대씩 공급됐는데 앞으로 이 물량의 상당수는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무공해차로 교체될 전망된다.
문제는 수소·전기 등 무공해차를 공급해도 충전할 공간이 부족하는 점이다. 무공해버스는 안전성에 대한 불안과 주민 반대로 인해 수소버스보다 전기버스를 선호하는 추세다. 전기 충전소는 보통 버스회사의 민간 차고지나 지방정부의 공영차고지에 설치하지만 서울시에는 여유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공영차고지의 평균 박차율은 150% 정도”라며 “2018년부터 전기충전시설을 도입해 지금은 거의 포화 상태다. 충전시설을 추가 설치할 공간이 많이 없다”고 했다. 이어 “도심에 인접한 민영 차고지는 공간이 더 좁아서 상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차율은 전체 보유 버스 중 차고지에 정상적으로 주차(박차)할 수 있거나 주차된 버스의 비율이다.
CNG버스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수단인 전기버스에 대해서는 일선 현장에서 달갑지 않아 하는 모양새다. 10년 넘게 서울의 한 버스운수회사에서 근무한 윤 모 씨는 “매일 오전 3시 30분 회사 앞 차고지는 정비를 받거나 배터리를 충전하려는 시내버스들로 가득하다”며 “일부 전기버스는 충전을 기다리는 차량이 많아 배터리를 절반만 충전한 채 3~4시간짜리 운행을 하기도 한다”고 했다.
배터리 부족으로 운전기사들이 불안해질 수 있지만 회사에서는 이를 막기 어려운 상황이다. 윤씨는 “업체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기사들이 느끼는 전기버스 충전기 포화율은 100%”라며 “보통 10분에 1대씩 나가는데 이게 제대로 못 움직이면 승객 불편은 이로 말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한 버스 업계 관계자는 “시내버스는 연평균 700대가 대폐차되고 이중 약 400대가 정부와 시의 보조금을 받아 전기버스로 우선 교체한다”며 “나머지 300대는 그동안 CNG로 교체해왔다. 이게 전체의 4~5%를 차지하는데 충전인프라 구축을 선행하지 않으면 여파는 상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 공영차고지 준공까지 16년…“공공 주도의 충전 인프라 운영 필요”
버스 전환에 따른 충전인프라 부족이 가시화되자 서울시도 단기 대책을 공개했다. 시는 올해 두번째 추가경정예산안에 전기버스 급속충전기 41기를 확충할 예산을 포함했다. 공영차고지 인근 조경 시설물 등을 이전해 추가 충전기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지속 도입해야 할 전기버스 충전시설을 설치할 신규 차고지 확보는 계획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의 마지막 공영차고지 확대 계획은 2010년에 수립된 신림1공영차고지이다. 이곳은 주민 반대가 심해 준공 후 시내버스 회사가 들어가기까지 16년이 걸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고지 공간 활용 문제 등을 고려해 향후 CNG 차량의 친환경 차량 전환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전기 충전시설 조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충전시설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지호 가천대 스마트시티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기존 차고지에서 CNG 충전면 철거와 전기충전 인프라 확충을 병행해 필요한 공간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수도권에 이미 확보한 공영차고지 위주로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민영 차고지에 설치 보조금을 주는 형태라 설치 이후 관리 주체가 불명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시설공단 같은 공공기관이 충전 인프라를 더 주도적으로 소유·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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