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인천 영종도 클럽72 컨트리클럽 오션 코스. 9번홀에 들어서자 갤러리의 응원 소리가 먼저 귀를 사로잡았다. 선수의 이름을 부르는 응원과 박수, 경쾌한 음악이 뒤섞였다. 버디가 나오면 환호성이 터졌고, 퍼트가 빗나가면 곳곳에서 아쉬운 탄성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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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회째를 맞은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가 국내 프로골프대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를 조용히 관람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팬들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축제형 대회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자동차 브랜드가 개최하는 골프대회 현장에서는 렉서스만의 색깔도 잘 드러났다. 코스는 물론 클럽하우스 앞과 갤러리 플라자에는 다양한 렉서스 차량이 전시됐다. 이달 초 출시한 올 뉴 렉서스 ES 350e 전기차를 비롯해 경주용 모델까지 등장해 갤러리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시 차량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차를 살펴보거나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주차장을 통째로 비우고 만든 팬빌리지에서는 퍼트 체험과 레이싱 게임이 진행됐다.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참가자들은 다른 사람의 공이 홀에 들어가면 함께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경기장에서는 프로 선수들의 샷을 보고, 전시장에서는 새 차를 구경하고, 팬빌리지에서는 게임까지 즐긴다. 말 그대로 ‘1석 3조’의 골프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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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가 처음부터 호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렉서스는 3년째 같은 방향의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음악과 응원, 선수들의 퍼포먼스에 팬들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갤러리가 단순한 관람객에서 선수와 함께 대회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참여자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렉서스가 내세우는 일본식 환대 문화인 ‘오모테나시’(진심 어린 환대)가 대회 곳곳에 녹아 있다. 손님을 배려하고 기대 이상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골프대회에 접목한 것이다. 렉서스가 일본에서는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시장에서 골프와 브랜드 경험의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은 팬 참여형 골프대회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매년 수십만 명의 갤러리가 몰리는 이 대회는 선수들의 경기뿐 아니라 관중의 열정적인 응원과 현장 참여가 어우러져 세계적인 골프 축제로 자리 잡았다. 골프를 조용히 관람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팬들이 대회의 주인공이 되는 문화를 만든 결과다.
렉서스 마스터즈의 시도도 아직 완성형은 아니다. 하지만 3년 동안 이어온 도전은 국내 골프대회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팬들이 다시 찾을 이유를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내년에도, 그 이후에도 이런 변화가 이어진다면 렉서스 마스터즈는 단순한 브랜드 후원 대회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골프 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
골프대회의 경쟁력은 ‘누가 우승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갤러리가 경기장을 찾아 어떤 즐거움과 기억을 안고 돌아가느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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