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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나가라, 돈 내라”…이란, 호르무즈 ‘6대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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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겨레 기자I 2026.08.09 15: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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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강경파, 미군 철수·전쟁 배상금 등 요구
이란, 호르무즈서 UAE 원유 운반선 공격
무기 소진·여론 악화에 출구 전략 찾는 美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한 최종 합의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강경파들이 미군 철수를 포함한 6대 요구조건을 꺼내고 나섰다. 미국 무기 재고 소진과 여론 악화 등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상황에 이란 측의 추가 요구가 막바지 협상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 광장에 그려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8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이란 테헤란 발리아스 광장에 그려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벽화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항로에 대한 합의에 매우 근했다”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은 미국의 이란에 대한 배상 등 다른 조건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공유하는 오만과 최근 관련 협상에 거의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최종 합의는 계속 미루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양국 협상단은 초안을 완성한 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란-오만 합의문 초안에 따르면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선박은 이란 쪽 항로를, 나오는 선박은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고 과도기에는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기존 미국·이란 잠정합의를 복원하고 핵 문제를 포함한 최종 협상을 위한 60일 시계를 다시 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금이 합의의 최적기”라고 밝혔다.

다만 합의를 이루더라도 이란 실권을 장악한 혁명수비대 강경파들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모하마드 바케르 졸가르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선 △미군 철수 △이란과 이란의 동맹국인 레바논, 팔레스타인, 예멘, 이라크에 대한 공격 중단 △이란 해상 봉쇄 해제 △대이란 제재 해제 △미국의 침략으로 이란이 입은 피해 전액 배상 △이란 자산 동결 해제라는 6대 요구사항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란이 극단적 요구를 내세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지속 의지를 시험해보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은 미국과 충돌 격화를 꺼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UAE 국영 석유회사의 운반선을 미사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최근 이란 전쟁에서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뜻을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들에 밝혔다.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미사일체계) 등 미국의 전략 무기가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공습을 확대하거나 지상전을 택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 자산이 중동에 동원되면서 아시아와 유럽의 전력 차질까지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주한미군에 배치됐던 포병 및 전술 감시 자산과 대공 방어망 일부도 중동으로 차출됐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이란 전문가 라즈 짐트는 “설령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합의하더라도, 미국이 양해각서에 담긴 약속을 다시 이행하지 않는 한 이란은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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