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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비 뛰고 인허가 꼬이고… 2조대 관광개발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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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록 기자I 2026.08.12 06: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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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대형 MOU 4곳 점검
무안 리조트 완공 3년 늦춰져
남해 신라모노그램 집행률 4.1%
여수 관광단지 사업비 2000억 ↑
고성 리조트 공유재산 절차 진행
토지·인허가·PF… 줄줄이 복병
협약액 아닌 실제 이행률 관리해야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투자계획 2290억원, 지난해 10월까지 실제 집행액 95억원. 경남 남해 ‘신라모노그램’ 관광숙박시설 개발사업의 투자계획과 집행액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천억원대 투자유치 사업으로 발표한 대형 관광개발 상당수가 투자협약(MOU) 이후 계획이 바뀌고 일정이 밀리면서 실제 사업화 단계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데일리는 최근 5년간 지자체가 투자협약을 체결한 2000억원 이상 대형 관광개발 가운데 협약 당시 계획과 현재 진행 상황을 비교할 수 있는 주요 사업 4곳을 추적했다. 공개된 현재 계획상 사업비 규모만 약 2조원에 달한다.

여수 무술목 관광단지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여수시청)
여수 무술목 관광단지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여수시청)
무안·남해 일정 조정… 여수·고성 후속 절차

사업 진행 속도는 제각각이었다. 전남 무안 ‘도리포 리조트’는 당초 2024년이던 완공 목표가 2027년 하반기로 늦춰졌다. 남해 ‘신라모노그램’도 2026년 완공 계획에서 2028년 개장으로 일정이 바뀌었다. 반면 전남 여수 ‘무술목 관광단지’는 토지매입이 80% 이상 진행됐고 강원 고성 ‘4헤리티지 호텔앤리조트’는 공유재산 이전 절차를 밟는 중이다.

대형 관광개발은 협약 체결 이후 토지를 확보하고 개발계획과 각종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자기자본 투입과 금융조달도 뒤따라야 공사에 들어갈 수 있다. 협약 단계에서 제시한 투자계획과 이후 실제 사업 진척을 구분해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무안 도리포 리조트는 2022년 4월 전남도·무안군·도리포카이파가 투자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약 4만7000㎡ 부지에 1620억원을 투자해 호텔 308실과 풀빌라 100실 등을 2024년까지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후 군관리계획 변경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치면서 사업 규모와 시설계획이 바뀌었다. 현재 계획사업비는 약 2400억원이다. 호텔 245실과 풀빌라 105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올해 3월 지구단위계획과 지형도면이 확정됐다. 시행사는 건축허가를 거쳐 착공한 뒤 2027년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협약 당시보다 완공 목표가 약 3년 늦어졌다.

강원도 고성 송지호 관광단지 개발사업 조감도(이미지=강원도 고성군청)
강원도 고성 송지호 관광단지 개발사업 조감도(이미지=강원도 고성군청)
남해 신라모노그램은 네 사업 가운데 건축허가까지 받은 유일한 사업이다. 경남도와 남해군은 2023년 5월 호텔신라·해훈과 협약을 맺었다. 당시 2290억원을 들여 호텔·콘도미니엄 197실 등을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남해군은 지난해 3월 건축허가를 내줬다. 사업비는 이후 2600억원으로 늘었고 준공·개장 목표는 2028년으로 조정됐다. 임태식 남해군의원은 지난해 10월 군 집행부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해당 사업의 투자계획 2290억원 가운데 약 95억원이 집행됐다고 밝혔다. 계획액의 4.1% 수준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여수 무술목 관광단지는 2023년 4월 전남도와 여수시, 모아그룹·여수레저개발 등이 협약을 맺었다. 당시 사업계획은 7010억원 규모였다.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관광단지 지정과 조성계획을 승인했다. 현재 계획사업비는 8985억원이다. 약 119만㎡ 부지에 호텔·리조트 810실과 연립형 숙박시설 168실, 골프장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5월 기준 사업부지의 80% 이상을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계획상 착공 목표는 올해, 준공 목표는 2030년이다.

고성 4헤리티지 호텔 앤 리조트는 2023년 11월 고성군과 사업자가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약 6000억원을 들여 송지호 관광지 일원에 호텔과 리조트, 컨벤션 등을 조성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부지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사업자가 기존 체육시설과 오토캠핑장 등을 다른 곳에 조성해 군에 기부하고 고성군은 기존 군유지를 사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이다. 현재 공유재산 이전을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수천억원 규모의 호텔·리조트 개발은 시행사의 자기자본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함께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PF는 사업에서 발생할 미래 현금흐름을 토대로 개발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금융회사는 토지 확보와 인허가 진행 상황, 시행사의 자기자본 규모, 완공 이후 예상 수익 등을 검토해 대출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

경남 남해 신라모노그램(사진=남해군청)
경남 남해 신라모노그램(사진=남해군청)
‘쏠비치 남해’ 개장까지 12년 걸리기도

올해 1분기 신규 PF 취급액은 16조 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0% 늘었다. 반면 3월 말 PF 대출 연체율은 4.65%로 전분기보다 0.77%포인트 상승했다. 자금 공급은 이어지고 있지만 사업성에 따른 선별도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PF 담당자는 “지자체와 협약을 맺었다고 금융기관이 사업성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기자본과 토지 확보, 인허가 진행 상황, 완공 이후 현금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출 여부와 규모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실제 개장까지 장기간이 걸린 사례도 있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쏠비치 남해는 2013년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부지 확보와 인허가 등을 거쳐 2019년 기공했고 2025년 개장했다. 협약 체결부터 개장까지 12년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대형 관광개발의 투자유치 성과를 협약 체결액뿐 아니라 실제 사업 진행 단계와 함께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토지 확보와 인허가, 시행사 자기자본 투입, 금융약정, 착공, 공사비 집행 등을 단계별로 점검하는 방식이다.

심창섭 가천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대규모 관광개발은 사업 특성상 실제 개장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다만 지자체가 MOU 체결 규모를 투자유치 성과로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업의 실질적인 진척도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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