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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드라마도 리메이크…亞 넘어 남미·인도 뚫은 K드라마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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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재 기자I 2026.08.13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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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넘어 '현지화' 단계로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中·日 이어 멕시코판 내달 방영
CJ ENM, 글로벌 OTT 손잡고
K콘텐츠 100여편 인도 공급
잘 만든 IP 하나, 돈 버는 효자로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국내 드라마의 해외 진출 방식이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 일본·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지식재산권(IP) 판권을 판매하던 데서 나아가 국가별 미디어 환경과 시청자 특성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미나 기자)
(그래픽=이미나 기자)
잘 만든 IP로 남미·인도 진출…신흥시장 공략

12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2015)를 원작으로 한 멕시코 리메이크작(Cuando fui bonita)이 내달 28일 현지 지상파 채널 카날5(Canal 5)에서 첫 방송된다. 이로써 ‘그녀는 예뻤다’는 중국, 일본, 튀르키예 등에 이어 중남미 시장까지 리메이크 영토를 넓히게 됐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 이전에 제작된 10년 전 작품이 신흥 시장에서 재탄생한다는 점에서도 유의미하다. 국내에선 흥행이 끝난 작품일지라도, IP의 주도권을 유지한 채 현지 제작과 유통을 통해 장기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례는 K드라마 IP의 해외 진출이 한 단계 확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 ‘시그널’·‘보이스’(일본), ‘김비서가 왜 그럴까’(필리핀), ‘일타스캔들’(태국), ‘나의 아저씨’(중국) 등 다양한 작품이 해외에서 리메이크되며 경쟁력을 입증했고, 최근에는 ‘SKY 캐슬’의 미국 리메이크 추진에 이어 멕시코와 인도 등 신흥 시장으로도 진출 범위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그녀는 예뻤다’ IP를 보유한 MBC 측은 “이번 멕시코 리메이크는 하나의 드라마 IP가 10년이 지나도 새로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의미 있는 사례”라며 “경쟁력 있는 라이브러리 IP를 발굴하고 플랫폼 맞춤형 전략을 통해 글로벌 IP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OTT를 활용한 신흥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CJ ENM은 최근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인도와 손잡고 향후 2년간 ‘유미의 세포들3’,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 신작 26편을 포함해 총 100여 편의 K콘텐츠를 인도 현지에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인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OTT 성장 시장 가운데 하나지만 언어와 문화 장벽이 높아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직접 진출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CJ ENM은 현지 이용자 기반이 탄탄한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대표 IP는 물론 인기 라이브러리 작품까지 공급하며 장기적인 K콘텐츠 소비층 확대에 나선다. 특히 신작에는 영어 자막뿐 아니라 힌디어·타밀어·텔루구어 등 더빙을 지원한다. ‘언어 현지화’에도 공을 들여 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서장호 CJ ENM 플랫폼사업본부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더 많은 인도 시청자들에게 CJ ENM의 K콘텐츠를 선보이고 한국 스토리텔링의 글로벌 저변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서장호 CJ ENM 플랫폼사업본부장, 실랑기 무커지 프라임 비디오 인도 SVOD 사업 총괄, 마니시 멘가니 프라임 비디오 인도 콘텐츠 라이선싱 총괄.(사진=CJ ENM)
왼쪽부터 서장호 CJ ENM 플랫폼사업본부장, 실랑기 무커지 프라임 비디오 인도 SVOD 사업 총괄, 마니시 멘가니 프라임 비디오 인도 콘텐츠 라이선싱 총괄.(사진=CJ ENM)
수출 넘어 현지 생태계 진입…K-IP의 단계적 진화

업계에서는 K드라마 IP 사업이 ‘수출’에서 ‘현지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분석한다. 과거 아시아권 중심의 판권 판매에 집중했던 K콘텐츠는 미국·일본 등 선진 시장에서의 리메이크 성공으로 경쟁력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남미·인도 등에서 제작 현지화와 유통 다변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 같은 흐름은 잘 만든 IP 하나가 리메이크와 글로벌 OTT 유통을 통해 해외 수익을 창출하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모델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콘텐츠의 생애주기를 늘리는 동시에 새로운 시장에서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접근하기 힘들었던 신흥 시장도 글로벌 OTT의 확산과 K콘텐츠 인지도 상승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며 “현지 제작과 유통을 결합해 각국 콘텐츠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단순 IP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지 제작 과정에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함께 축적하는 글로벌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 향후 더욱 공격적이고 주도적인 글로벌 IP 사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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