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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가보지 않은 길' 걷는 19대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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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17.05.09 16:19:23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인 9일 청와대 본관 앞에 게양된 태극기 옆의 깃봉(붉은 원안)이 비어 있다. 이 깃봉에는 대통령이 청와대에 있을 때 게양되는데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해 봉황기가 내려졌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돼 청와대에 입성하며 봉황기가 게양된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누가 대통령이 되는 이번 정권은 쉽지 않을 것이다.”

10일이면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 선출되는 가운데 벌써 정치권에서는 이런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정권을 창출하는 것도 성공한 정권을 만드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이번 정권은 유독 놓인 정치적 환경이 좋지 않다는 얘기이다.

실제 이번 정권은 대통령 탄핵에 따른 헌정 사상 첫 조기 대선을 거쳐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여소야대 속 다당제, 국회선진화법의 존치 등 정부와 집권여당이 마음껏 하고 싶은 일을 펼치기엔 제약조건도 많다. 그야말로 ‘가보지 않은 길’인 셈이다.

①당선 후 익일 대통령직 수행…朴정부와 불편한 동거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10일 오전 열리는 중앙선관위원회의 회의에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정상적으로 전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된 상황이었으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서 정부를 구성할 시간적 여유를 약 60일간 두지만 차기 정부는 이러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인수위법)을 개정해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대통령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준하는 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단 각 정당은 현행법에 ‘위원회는 대통령의 임기 시작일 이후 30일 범위에서 존속한다’는 규정을 넓게 해석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정부는 일정 기간 박근혜정부와의 ‘불편한 동거’가 불가피하다. 보통 조각은 이전 정부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및 국무총리 역시 대통령이 선출되는 대로 사임할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청문회를 거쳐 국회의 임명동의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황 권한대행이 물러날 경우 후임 국무총리가 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국정 공백이 불가피하다.

②여소야대 ·다당제…‘통합정부’ 구성해야

현재 국회 의석수는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20석, 자유한국당이 93석, 국민의당이 39석, 바른정당이 33석, 정의당과 무소속이 각각 6석과 8석이다. 어느 당이 집권여당이 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상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처리시키기 위한 조건인 5분의 3을 충족하지 못하는 셈이다.

벌써 국회 안팎에서는 “법 하나도 통과시키기 힘든 식물국회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어느 정당도 단독으로 국회 과반을 차지할 수 없는 만큼 차기 대통령은 야당과 협치를 해야만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각 대선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통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를 개혁공동정부 준비추진위원장으로 임명해 차기 내각 후보군을 꾸려달라고 부탁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총리는 충청 또는 영남권 출신, 법무부 장관에는 호남 출신을 임명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는 친박(친박근혜) 핵심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해제하는 동시에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들의 한국당 재입당 절차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③대선發 정계 개편 가능성…“선거 전후 정당 지도 달라질 것”

문제는 대선 후 정계개편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정당이다. 그만큼 이번 대선의 승패가 각 당의 존립 자체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의미있는 득표율을 얻지 못하면 정당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선거과정에서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한 것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답보상태의 지지율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소속 의원 집단 탈당이라는 정치적 시련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한국당과는 독자적으로 보수의 새로운 길을 걸을 수 있는 정치적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역시 마찬가지이다. 특히 두 당은 정치적 텃밭인 호남의 표심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13총선에서는 국민의당이 호남의 28석 중 23석을 쓸어담았고 정당 득표율도 47.9%로 민주당(30.3%)를 크게 앞섰다. 국민의당 전체 의석 수 40석 중 절반 이상이 호남에 연고를 둔 상황에서 호남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큰 표 차로 질 경우, 국민의당은 정치적 지지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선거 운동 내내 지지율 1위를 앞섰던 민주당의 경우, 대선에 패배할 경우 더 큰 분열과 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는 당 지도부 책임론에서부터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당 등으로 연쇄 탈당하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어떤 후보가 승리해도 통합과 협치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문제는 선거 이후 각 당 상황이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고 협상의 테이블에 앉는 상대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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