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평범한 민간인인 최순실씨가 자녀의 대학 특혜입학 등 온갖 편법과 반칙을 저지를 수 있는 든든한 배경 역할을 해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대통령으로서 한국 사회가 그동안 쌓아올린 민주주의 기틀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무너뜨리려 했다는 점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전통적 지지 세대와 지역도 돌아서
12일 오후 4시부터 시작한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외 지역에서도 전세버스 등을 타고 10만여 명이 상경했다.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시민들도 있었다. 하루하루 살아가기 바쁜 소시민들이 현 시국에 분노해 서울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충북 청주에 살고 있는 김모(65)씨도 고향 사람들과 관광버스를 타고 이른 아침 서울에 왔다. 김씨는 “최순실게이트 규탄과 박근혜 퇴진을 주장하는 목소리에 국민으로서 동참하고 싶었다”며 “이날 집회가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장미란(21·여)씨는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에서 왔다. 장씨는 “대구의 중장년층들도 정치적 성향을 새누리당에서 바꾸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박 대통령이 빨리 자리에서 내려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본 집회에 앞서 열린 방송인 김제동(42)씨의 ‘만민공동회’ 현장 토크에서는 자신을 ‘부산 아주머니’라고 소개한 한 중년 여성은 “새누리당 밖에 모르고 살았는데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서울 은평구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김순주(54·여)씨는 “상인들에게 토요일은 장사 대목이다. 그런데 이 시국이 너무 답답하고 분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될 것 같아서 광장에 나왔다”고 했다.
“특혜로 대학도 쉽게 들어가” 학생들의 분노
이날 광장에는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많이 보였다. 광주시에 사는 정용완(49)씨는 아내와 아들, 딸을 모두 데리고 이날 집회를 찾았다. 그는 “우리 아이들에게 진짜 나라다운 나라를 남겨주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고 말했다.
수학능력시험을 불과 5일을 앞둔 고3 수험생들도 ‘박근혜 하야’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거리를 나섰다. 대학로 집회 현장에서 만난 박종택(18) 군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터져서 (집회에)나왔다. 누구는 비리 입학으로 대학에 쉽게 들어간다”며 “평등한 나라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이 힘써 달라”고 말했다.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의 의문스러운 학칙 변경으로 승마 특기생으로 입학하고 이후 제대로 출석하지 않았는데도 학점 등을 받은 것에 대한 분노다.
박 대통령이 나온 성심여고의 한 학생은 12일 저녁에 열린 문화제 무대에 올랐다. 이 여학생은 “어른들이 ‘박근혜 나온 학교가 맞냐?’고 물어보면 ‘맞아요’라고 답하기 부끄럽다”며 “학교의 교훈인 ‘진실과 사랑, 정의’를 선배님의 행동에서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삼성 등 기업과 한국마사회는 정유라 한 명을 위해 수백억원을 지원했지만 수많은 학생들에게 작은 도움도 주지 않았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선배님 대답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노력에는 보상’ 믿음 무너져”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과 성토도 쏟아졌다.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는 한·일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합의 무효화를 다시 촉구했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협상을 10억엔으로 해결하려 했다”며 “그동안 숱한 정부가 있었지만 위안부 피해자를 괴롭힌 정부는 없었다. 그냥 가만히 있어라. 우리가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집회에 사상 최대 최대 규모의 시민들이 모인 것에 대해 “(정부가)마지막까지 믿고 있던 민주주의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린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와 좌절”이라고 분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누구든 노력하고 능력이 있으면 보상을 받고 꿈을 이룰 수 있다’고 민주국가 시민으로서 믿어왔던 마지막 신뢰가
|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 이념과는 무관한 집회였다”며 “외부 세력도 아닌 국가의 원수가 국가의 근본 제도와 민주주의 국가의 시스템을 무너뜨리려 한 장본인이었다는 국민적 충격이 컸다고 본다”고 말했다.






![네이버-두나무 합병 또 연기…24일 ‘특금법 대주주 규제' 분수령 [only이데일리]](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701152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