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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뒤에는 명확한 그림이 있다. 데이터센터가 계속 늘어나고 생성형 AI가 기업 곳곳에 스며들면서, 이를 뒷받침할 고성능 AI 칩 수요가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AI 거품론이나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소비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반발이 없지 않지만, 정작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자체는 흔들림 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번 실적이 보여주는 신호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이 회사 하나의 흥망을 넘어서는 상징성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 같은 빅테크들이 AI 서비스와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엔비디아의 매출 곡선은 그 투자가 실제로 얼마나 견조한지를 가늠하는 온도계 역할을 한다. 이번 실적으로 시장 전망을 연속해서 상회했다는 것은, 적어도 아직까지는 AI를 향한 자금의 흐름이 꺾이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렇다고 낙관 일색은 아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정도 성장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경계심도 여전하다. AI 기업들이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에 대한 논쟁은 계속되고 있고, 데이터센터를 돌리는 데 필요한 전력과 자본을 어떻게 확보할지도 업계 전반의 숙제로 남아 있다.
주가로 눈을 돌리면 그간의 궤적이 더 극적으로 다가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3% 올랐고, 작년 한 해에는 약 39% 상승했다. 2022년 챗GPT 등장으로 AI 열풍이 본격화한 이후 최근 2년간 누적 상승률은 무려 700%에 이른다. 이런 흐름 속에 회사의 몸값도 함께 불어나, 현재 시가총액은 약 5조1000억달러에 달한다. 어지간한 국가의 연간 국내총생산(GDP)과 견줄 만한 규모다.
시장은 이번 실적과 향후 제시될 전망치를 통해, 지금의 AI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더 오래 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려 하고 있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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