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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서명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적으로 재개통되면서 수개월간 페르시아만에 묶여 있던 원유가 다시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서서히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3주간의 부분 재개통만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원유 공급 충격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미국이 연료를 자체 조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한 “경제적 재앙”을 피하는 데 필요한 비상·상업용 비축유를 다시 채우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현재 3억1950만배럴로 전쟁 이전보다 23% 줄었다. 이는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가 비축을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송유관 교차점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의 상업용 재고도 정유소로 원유를 원활히 보내기 어려운 2000만배럴을 밑돌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상당한 위험 프리미엄이 붙었다. 원유 시장 분석업체 리포오일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 3주간 해협을 빠져나온 원유는 약 2억배럴로 전 세계 이틀치 수요에 해당한다. 다만 이 가운데 약 6000만배럴은 이란산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전날 이란에 다시 제재를 부과하면서 구매자들이 원유를 확보할 시간을 10일밖에 주지 않았다.
통행량도 3주째 평소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날 오전에도 최소 4척의 유조선이 통과를 시도하다 되돌아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해협 안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유조선 용선료는 800만~1000만달러(약 120억~150억원)로, 해협 밖 출발(400만~500만달러·약 60억~75억원)의 두 배로 뛰었다.
CNN은 지난 3주 동안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이 해협이 다시 막히면 미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의 완충장치가 바닥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위험을 잘 알면서도 봉쇄 재개를 위협하는 모순된 언행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낮은 원유 재고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주고, 자신이 대공황기 대통령이었던 허버트 후버 전 대통령과 비교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그는 지난달 말 주요7개국(G7) 회의에서 “경제적 재앙을 보고 싶지 않았다”며 “(전쟁을) 계속 끌고 갔다면 그런 일이 벌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미국 증시는 개장 직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57%까지 올라 유가가 전시 정점을 찍었던 지난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