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금융투자협회는 2일 이 같은 내용의 ‘증권시장 결제주기 단축 로드맵 초안’을 발표했다. 주식 매매대금과 증권을 주고받는 결제일을 현행 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뒤(T+2)에서 다음 거래일(T+1)로 앞당기기 위한 세부 실행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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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2027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는 유럽 등에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로드맵에서는 유관기관의 인프라 구축 이후 금융회사별 시스템 정비와 최소 6개월의 통합테스트가 필요하다는 점을 반영해 실제 전환 가능 시점을 2028년으로 제시했다.
그간 전환 시점에 대해 유럽 등에 보조를 맞추겠다는 언급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전환 일정을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종 전환 시기는 향후 금융당국과 국내외 금융회사, 외국인투자자 등의 협의를 거쳐 구체화할 계획이다.
일정에 영향을 미친 핵심 요인은 금융업계 전반의 업무체계 개편 부담이다. 결제주기를 하루 줄이려면 현재 이틀에 걸쳐 처리하는 거래 확인과 정정, 청산, 배분, 환전, 승인 등 10단계 이상의 업무를 앞당겨 수행해야 한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시스템 변경에 더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보관은행 등 시장참가자 전반의 전산개발과 인력운용 조정이 필요하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시차 때문에 결제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한국 시장 거래를 위한 야간데스크 운영 부담이 커지고,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원화 환전 수요가 몰릴 수 있다. 해당 시간대 외환시장에 유동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결제대금 조달에도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증권사와 보관기관, 투자자 등 32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27개사인 84.4%가 2028년 하반기 이후 전환을 희망했다. 최소 18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17개사로 절반을 넘었다.
해외 주요 시장도 로드맵 발표부터 실제 전환까지 2~3년가량의 준비기간을 두고 있다. 2024년 5월 T+1 결제로 전환한 미국은 약 2년 5개월이 걸렸고, 9개월 이상의 통합테스트를 진행했다. 2027년 10월 전환을 목표로 하는 유럽은 약 2년 6개월의 준비 일정을 잡았다. 홍콩은 당초 2027년 하반기였던 목표 시점을 2028년 하반기로 늦추면서 준비기간이 3년 이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아시아 주요 시장과의 전환 시점도 고려 대상이다. 아시아 권역에 함께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국가별 결제주기가 달라질수록 자금 운용과 결제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품별 결제구조를 조정하는 작업도 남아 있다. 국내주식형 ETF는 기초자산의 결제주기 단축에 맞춰 설정·환매 주기도 하루 줄이는 방향이지만, 해외형·파생형 ETF는 추가 논의를 거쳐 방안을 정하기로 했다. 해외형은 시차에 따른 기준가 산출 문제가 있고, 파생형은 기초자산 재조정 시간이 부족해 시장 충격이나 가격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업계 우려를 고려한 것이다.
2028년 전환 준비…매도대금 대출금리는 먼저 낮춘다
시기별로는 올해 12월 금융업권별 업무표준안과 이행점검표를 제공하고, 내년 1분기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와 전문 사업관리조직(PMO)을 출범해 전환 준비를 본격화한다. 내년 10월까지 거래소·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의 청산결제 인프라 개편을 마친 뒤, 2028년 1분기까지 금융회사와 외국인투자자의 전산·업무체계 개편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이후 최소 6개월의 통합테스트를 거쳐 2028년 중 T+1 전환을 추진하되, 최종 시행 시기는 시장참가자의 준비상황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결제업무 자동화도 병행한다. 예탁결제원 자체 시스템과 미국 예탁결제기관 DTCC의 거래정보 매칭 시스템을 연계해 외국인투자자의 결제업무를 기존 12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할 계획이다.
결제주기 단축이 시행되면 투자자는 주식 매도대금을 하루 먼저 인출할 수 있다. 휴장일이 없다면 월요일에 주식을 팔았을 때 현재는 수요일에 찾을 수 있는 돈을 화요일에 받을 수 있게 된다. 반면 미수거래 투자자의 대금 납부 시한도 T+2에서 T+1로, 미수금 미납에 따른 반대매매 시점은 T+3에서 T+2로 하루씩 앞당겨진다.
유관기관은 실제 제도 전환까지 준비기간이 필요한 만큼 매도대금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투자자 부담을 먼저 덜기로 했다. 매도대금담보대출은 주식을 판 투자자가 결제일 전에 매도대금을 앞당겨 쓰기 위해 받는 대출이다. 대출 기간이 1~2일로 짧고 거래소의 결제이행 보증으로 상환 재원이 사실상 확보돼 있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금리는 연 7.5~10% 수준이었다.
앞으로는 증권금융이 증권사에 대출 재원을 지원하고, 증권사가 이를 활용해 중·저금리 상품을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키움증권은 오는 20일 출시하는 일정으로 추진하며 참여 증권사를 순차적으로 확대한다. 구체적인 적용 금리는 각 증권사가 출시 시점에 안내한다.
유관기관은 금리가 연 5% 중·후반 수준으로 낮아지면 투자자당 이자 부담이 약 25%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해당 상품을 12개 증권사로 확대할 경우 투자자 전체의 연간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약 1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 등은 오는 12월 18일까지 로드맵 초안에 대한 시장참가자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공청회와 관계기관 TF 등을 통해 보완과제를 발굴하고 전환 일정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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