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를 9-0으로 꺾었다. 같은 날 2위 삼성라이온즈가 두산베어스에 5-7로 지면서 KT의 정규시즌 1위가 결정됐다. 6연승으로 86승5무49패를 기록한 KT는 4경기를 남겨두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021년에 이은 두 번째 정규시즌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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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감독은 방망이보다 마음부터 살폈다. 힐리어드를 불러 “퇴출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라고 봤다. 타격이 살아나기까지 자리를 지켜준다는 뜻이었다.
힐리어드는 그 믿음에 성적으로 답했다. 4일까지 타율 0.303에 41홈런, 127타점을 쌓았다. 홈런 공동 선두이자 타점 단독 선두다. 봄에는 팀에 남을 수 있을지를 걱정하던 선수가 가을에는 우승 타선의 중심이 됐다.
마운드도 조급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 감독은 2월 스프링캠프 도중 어깨 통증으로 돌아온 배제성을 5월 중순까지 기다렸다. 오원석은 피로가 쌓이면 엔트리에서 빼줬다. 7월에는 한 차례 등판을 마친 뒤 다음 출전까지 18일을 쉬게 했다. 소형준도 5월 어깨가 아프다고 알린 뒤 한 달 넘게 회복에 집중했다.
선수들은 굳이 몸상태를 숨길 필요가 없었다. 몸이 좋지 않으면 코치진에게 알리고, 필요하면 쉬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배제성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했다. 오원석은 9월 이후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74로 힘을 보탰다.
물론 승부를 걸어야 할 때는 달랐다. 시즌 막판에는 아시안게임을 마치고 돌아온 마무리 박영현을 사흘 연속 등판시키기도 했다. 시즌 내내 투수들을 같은 강도로 밀어붙이기보다 몸 상태와 순위 경쟁에 맞춰 기용했다.
비시즌 동안 새로 영입한 선수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했다. KT는 지난 시즌을 6위로 마친 뒤 강백호가 한화이글스로 이적했고, 황재균과 오재일이 은퇴했다. 그 자리를 김현수, 최원준, 한승택 등이 메웠지만 전력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김현수는 나이에 대한 우려가, 최원준은 지난 시즌 부진한 타율이 고민이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들의 단점 대신 장점에 주목했다. 최원준은 출루와 도루 능력을 적극 활용했다. 김현수는 타점 능력과 함께 리더로서 경험이 적은 선수들을 이끌도록 했다. 한승택은 허리가 좋지 않은 포수 장성우의 출전 부담을 나누는데 주력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최원준은 4일까지 타율 0.352, 27도루로 1번 타순을 책임졌다. 김현수는 타율 0.285, 13홈런, 93타점으로 타선에 힘을 보탰다. 한승택도 124경기에 나서 포수진을 받쳤다. 안현민과 장성우, 허경민 등이 부상으로 빠졌던 시기에 이들이 버텨준 덕분에 KT는 선두 경쟁에서 멀어지지 않았다.
승부는 후반기에 갈렸다. 전반기를 3위로 끝낸 KT는 후반기 57경기에서 39승4무14패를 거뒀다. 승률이 0.736에 달했다. 7∼8월에도 23승11패2무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고 타선과 마운드가 함께 힘을 내면서 선두를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한 날에는 장준원과 로건이 앞장섰다. 장준원은 홈런 두 방으로 4타점을 올렸다. 로건은 8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삼진 14개를 잡아 롯데에 한 점도 주지 않았다. KT는 이날 누적 홈 관중 100만4272명을 기록했다. 창단 후 처음으로 100만 관중을 모은 날, 수원에서 처음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019년부터 KT를 맡은 이 감독은 2021년 통합우승에 이어 다시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놓았다.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인 만큼 재계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감독은 “첫 100만 관중 달성과 함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어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며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더 높은 곳에서 올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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