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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지난 19일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심장, 폐, 간, 양쪽 신장을 각각 환자들에게 기증한 뒤 눈을 감았다.
김 씨는 강원 삼척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경북 경주에서 초·중·고를 다녔으며, 포항의 한 공과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있었다.
데이터 센터에서 근무하는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머를 꿈꿔왔고, 성실하게 그 길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과묵한 성격이었지만 집에서는 부모님께 애교 많은 아들이었고, 4살 아래 여동생에게는 든든한 오빠였다. 대학 진학 후에는 축구, 클라이밍, 기타, 피아노 등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활발한 대학 생활을 이어가던 청년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모습을 지켜본 가족은 깊은 슬픔 속에서도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사랑하는 아들의 일부가 세상에 남아 다른 생명을 살리고 함께 살아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아빠,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 주고 또 커다란 기쁨을 안겨준 사랑하는 규민아. 하늘에서 못 이룬 꿈들 다 이루고 예쁜 별이 돼서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너무 보고 싶지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 우리 가족도 잘살아갈게. 사랑한다, 아들아”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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