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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로비전의 배경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와 함께 글로벌 제약사들의 핵심 신약 파이프라인 수급이 걸려 있다.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로 향후 몇 년내 거대한 매출 공백을 앞둔 글로벌 제약사들에게 중국은 임상 단계 신약을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공급처가 되고 있어서다.
‘포괄적 대외투자 안보법’(COINS)으로 불리는 지난해 신규 법안은 민감 기술 관련 특정 국가와의 거래에 대해 연방 정부의 심사를 의무화한 것이 골자다. WSJ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 재무부는 인공지능(AI) 시스템, 반도체 등 타 첨단 분야 규제를 마무리 짓는 동안 제약·바이오 분야를 완전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제약업계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중국 바이오 테크 투자 규제의 수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세부 규정은 내년 3월까지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미 의회 일각에서는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자국 산업 인프라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제약사들의 대중국 거래 행위를 강력히 단속하려 하고 있다. 이에 제약업계에선 중국과의 거래가 미국 내 신약 개발 역량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알렉스 슈라이버 미국제약협회(PhRMA) 공공부문 부회장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기업들에 과도한 규제와 행정 절차의 굴레를 씌우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리더십을 유지할 수 없다”며 “미 정부는 대신 미국을 투자와 혁신에 가장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시장조사기관 노스텔라에 따르면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올해 8월 기준 해외 기업들과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은 110건 이상이다. 선급금 규모만 62억 달러(한화 약 8조 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전체(92건, 56억 달러)를 크게 뛰어넘은 규모다.
아담 키니 바이오젠 기업개발 총괄은 지난 6월 WSJ와의 인터뷰에서 “일시적인 트렌드나 반짝 현상이 아니다”라며 “중국에는 서방 제약사들이 주목할 만한 수준 높은 품질과 성숙도를 갖춘 자산을 개발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가 구축돼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중국이 특히 신약 개발 임상에서 독보적인 경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일화된 국가 보건 시스템, 대형 병원 인근의 높은 환자 밀도, 디지털 환자 모집 시스템 등으로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속도가 서방에 비해 압도적으로 빠르다. 또한 중국 정부가 바이오 기술을 국가 전략 과제로 지정한 지난 10년간의 규제 개혁 역시 중국을 초기 단계 항암제 및 면역학 연구의 글로벌 허브로 탈바꿈시켰단 평가를 받는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대중국 거래는 점차 대형화되고 있다. 노스텔라에 따르면 화이자는 2022년 이후 중국 라이선스 거래 5건에 총 21억 5000만 달러의 선급금을 집행, 글로벌 제약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같은 기간 중국 기업과 총 14건의 계약을 체결,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더불어 올 들어서만 화이자, 애브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등이 각각 중국 신약 자산 확보를 위해 최소 6억 달러 이상의 선급금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해 존 물레나르(공화당) 하원의원과 데비 딩겔(민주당) 하원의원은 재무부 심사 조항이 담긴 법안을 개정하는 ‘바이오투자 안보법(BINSA)’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미 국방부도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에 대한 심사 권한을 갖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도 바이오 분야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위해 투자를 키우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오는 2030년까지 중국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초(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 신약의 비중을 글로벌 전체의 2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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